이화여대 모니터링팀-광주 성난 비건, 13일 제주비건페스티벌서 ‘조류 충돌’ 부스 운영

“한해(2018년) 국내에서 건물 유리창에 부딪히는 야생 조류가 765만 마리, 방음벽에 충돌하는 새는 23만 마리,  즉 유리창에 부딪혀 다치거나 죽는 윈도우 스트라이크에 희생되는 새가 일년에 약 800만 마리나 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인간 편의로 만든 구조물 때문에 어마어마한 숫자의 새들이 생명을 잃고 있다. 야생 조류의 유리창 충돌 문제를 알리는 의미있는 부스가 제주에 차려진다. 바로 13일 오후 3시 30분부터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 일대에서 열리는 ‘2022 제주비건페스티벌’이다.

올해 제주비건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이화여대 윈도우스트라이크모니터링팀(이화여대 모니터링팀)과 광주 동물권 단체 ‘성난 비건’은 야생 조류 유리창 충돌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는 부스를 축제장에 차릴 예정이다.

대부분의 새는 눈이 머리 측면에 있어 앞쪽에 대한 거리 감각이 떨어져 투명 구조물을 인식하기 어렵다. 특히 새들은 비행속도가 빠르고 뼈가 가벼워 투명 유리창이나 방음벽에 충돌할 경우 두개골 골절 등이 쉽게 발생한다. 국립생태원의 조사 결과, 매년 전국에서 800만 마리의 새들이 유리창 충돌 사고에 희생되고 있다. 

두 단체는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원인, 저감 방안, 조사 방법에 대한 교육과 체험, 그리고 유리창 충돌로 인해 죽은 새들을 위한 약소한 추모제 등을 통해 야생 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를 공유한다.

김윤천 이화여대 모니터링 팀장과 희복 성난 비건 대표는 최근 [제주의소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제주도는 많은 분들께서 아름다운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제주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새들이 ‘유리창 충돌’이라는 이유로 소리 소문없이 사라지지 않도록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드리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사진=이화여대 윈도우스트라이크 모니터링팀.
사진=이화여대 윈도우스트라이크 모니터링팀.

 


다음은 질의응답 전문

Q. 이화여대 윈도우스트라이크 모니터링팀과 성난 비건에 대해 각각 소개해 달라.
A(이화여대 김윤천). 이화여대 윈도우스트라이크모니터링 팀은 이화여자대학교 교내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팀이다. 교내를 중점으로 활동을 하지만,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 해결을 위해 SNS를 통한 문제 홍보, 강연, 지자체 제도 개선 건의, 교외 조사 등도 진행하고 있다.

A(성난 비건 희복). 광주 동물권 단체 성난 비건은 누구도 고통받지 않는 그날을 위해 종평등이라는 가치 아래,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지역 사회에 균열을 일으켜 올바른 변화를 촉구하는 단체다. 작년 10월부터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지역민과 함께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 내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 해결을 위해 SNS를 활용한 조류충돌 피해 현황 공유, 조류충돌 저감조치 시행 촉구, 시민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 해결 외에도 지역에서 동물권 행동을 진행하고 있다.

Q. 제주 혹은 제주비건페스티벌과 인연이 있다면 말해달라. 더불어 올해 제주비건페스티벌에 부스로 참여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이화여대 김윤천). 우리는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관련 부스를 함께 운영해보자는 제안을 성난 비건 측에게 받아 참여하게 됐다. 제주도는 지역·환경적 특성상 많은 새들이 휴식을 위해 머무르거나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에 많은 관심이 필요한 공간라고 본다. 애월항 방진벽, 예래초등학교 방음벽 등 시민들의 관심과 조사를 통해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저감조치까지 이루어진 곳들이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지역이다. 

우리는 학교·수도권을 중점으로 활동하기에 팀 활동 차원에서의 직접적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제주비건페스티벌을 통해 제주도에서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을 소개할 수 있게 돼 반가움을 느끼고 있다.

A(성난 비건 희복). 퇴역 경주마의 삶을 보장하기 위해 도축에 반대하고 퇴역 후의 여생을 보장하길 촉구하는 제주비건의 '도축장 가는 길' 소식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제주에서 김란영 대표를 만난 적이 있다. 당시 성난 비건은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할 때라 활동의 방향과 방식 등 조직 운영 전반에 있어 궁금한 점이 많았다. 김란영 대표가 조언을 많이 해줘 큰 힘이 됐다. 소소한 에피소드라면 김란영 대표가 제주 지역 방송 뉴스에 출연하셨을 당시 자료화면 중 하나로 성난 비건의 '죽음 없는 복날 문화 만들기' 피케팅 영상이 쓰였다. 그날 그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많이 놀라워했다.

유리창에 부딪힌 야생조류 사체. 사진=이화여대 윈도우스트라이크 모니터링팀.
유리창에 부딪힌 야생조류 사체. 사진=이화여대 윈도우스트라이크 모니터링팀.
제주 애월항에서 기록 사진=이화여대 윈도우스트라이크 모니터링팀.
제주 애월항에서 기록 사진=이화여대 윈도우스트라이크 모니터링팀.

Q. 이번 제주비건페스티벌 부스에서는 어떤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알릴 예정인가?
A(이화여대 김윤천).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에 대해 전반적으로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아래 내용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A(성난 비건 희복). 이화여대 모니터링 팀과 협업해 우리나라의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를 알리는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A to Z' 교육 및 홍보 부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스에서는 10분 내외의 짧은 교육을 통해 ▲새가 왜 유리창에 부딪히는지 ▲어떻게 하면 새들이 유리창에 부딪히지 않을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알릴 예정이다. 또 유리창 충돌로 목숨을 잃은 새들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부스 방문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약소한 추모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스에 방문하시면 새를 죽이는 도시가 아니라 새를 살리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구 생태계의 이웃 주민으로서 내가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실 수 있다.

Q. 제주도는 지속적인 난개발, 제2공항 추진 등으로 자연 환경 보전에 대한 관심이 어느 지역보다 높다고 본다. 비건페스티벌을 통해 만날 제주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말해달라.
A(이화여대 김윤천). 2018년 국립생태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해 건물 유리창에 충돌하는 야생조류는 765만 마리, 방음벽에 충돌하는 야생조류는 23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도는 방음벽이 많지 않은 편이지만 여러 건물 유리창은 새들이 충돌할 가능성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공간이며, 현재 제주도에서 많이 보이는 투명 버스정류장과 같은 기타 구조물들도 새들에게 위협적인 공간이다.

너무나 귀중한 제주도 자연 환경을 보전하고자 노력하시는 많은 분들께 응원을 보내며, 많은 분들께서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아름다운 제주도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새들이, 유리창 충돌이라는 또 다른 이유로 소리 소문없이 사라지지 않도록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드리겠다.

A(성난 비건 희복). 지켜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희망이 남아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희망을 지키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의 목소리와 행동이 더해져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800만 마리, 하루 2만 마리의 새가 투명 방음벽, 건물 유리창, 버스정류장, 스마트쉘터 등 투명하거나 반사도가 높은 인공 구조물에 부딪혀 피해를 입고 있다. 평균 36~72km/h로 비행하는 새들은 유리창에 부딪히면 충격 때문에 목숨을 잃거나 큰 부상을 입는다.

철새들에게는 중간기착지, 텃새들에게는 풍요로운 삶터인 제주 역시 도내에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리조트, 호텔의 유리난간, 버스 정류장과 도로 방음벽 등 투명한 인공구조물의 설치로 충돌 피해가 꾸준히 관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분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새들은 물론 시기에 맞춰 한국을 방문하는 새들이 덧없이 목숨을 잃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제주에서 살아가고 있는 분들도, 제주를 찾아주신 분들도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 환경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생명을 지키는 일에 함께해주시기 바란다.

사진=이화여대 윈도우스트라이크 모니터링팀.
사진=이화여대 윈도우스트라이크 모니터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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