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32) birth 출생, 출산

birth [bǝːrθ] n. 출생(出生), 출산(出産)
노즌 출산율 어떵 헐 건고?
(낮은 출산율 어떻게 할 것인가?)


birth의 인도유럽어족 어근(root)은 bher-(=to bear children)이다. 거기에 death, bath, health 등에서처럼 ‘진행(=process)’를 뜻하는 접미사(suffix) –th가 결합되어 ‘출생(=fact of being born)’ 혹은 ‘출산(act of giving birth)’을 뜻한다. 이 birth라는 어근에서 나온 말로는 birth day ‘생일’, birth rate ‘출산율’, birth certificate ‘출생 증명서’, birth control ‘산아 제한’ 등이 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최근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저출산(low birth rate)이 매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인구문제(population problem)는 다른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문제들과도 밀접하게 관련된다는(closely linked with) 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중대사(matter of great consequence)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국내 합계출산율(15~49세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의 평균)이 0.81명으로 역대 최저치(the lowest rate)를 기록했다. 올해 합계출산율도 0.7명대로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인데, 평균 합계출산율이 1.61명(2019년)인 OECD 38개 회원국 중에서도 최악의 저출산 국가가 된 지 오래다. 그 수치가 2.1명 정도가 되어야 현재의 인구수가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출산 문제는 이미 심각한 위기 국면(serious crisis)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무엇보다도 경제에 치명타(fatal blow)로 돌아온다. 2020년 3737만 9000명이던 국내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는 향후 5년간 177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2070년이면 1736만 8000명으로 떨어져 반 토막이 날 것으로(going to halve) 우려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이런 추세(trend)가 이어지면 2030년 잠재성장률(potential growth rate)도 0%대에 진입할 것으로 매우 어두운 전망(very dark outlook)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는 무엇보다도 전방위적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관료와 전문가로 이루어진 기존의 공급자 중심적협의체에서 벗어나 정당, 이해상관자, 전문가가 초당적으로 함께하는 수요자 중심적 협의체를 구성하여 입법화 문턱을 낮추어야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이러한 저출산의 배경(background)에는 농업경제(agricultural economy)에서 산업경제(industry economy)로 전환되면서 나타난 사회적·경제적 불확실성(uncertainty)이 있다. 일찍이 1930년대부터 급격히 낮은 출산율을 보였던 스웨덴(Sweden)과 주변 유럽 국가들에서도 산업화(industrialization)·도시화(urbanization)를 겪으며, 특히 도시부에서의 출산율 저하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바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경우, 당시 출산율 추세라면 두 세대 후에는 인구가 절반으로, 네 세대 후엔 4분의 1로 줄 것으로 예측되면서 유럽 전역에(all across Europe) 저출산의 경종을 울렸던 것이다(sound the alarm).

훗날 노벨상을 받았던 경제학자 군나르와 사회학자 알바 부부의 1934년 공저 ‘인구문제의 위기’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좋은 참고서(reference book)가 된다. 전통사회의 대가족(large family)이 수행하던 역할을 사회 전체가 맡아야 한다는 점, 기혼여성(married woman)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도록 사회가 지원해야 한다는 점, 출산율 제고 정책 프로그램은 통합적(integrating)이고, 상호 보완적으로(complementary) 설계·운영돼야 한다는 점 외에도 아동, 청소년 지원 정책은 사람에 대한 생산적 투자(productive investment)로 간주해야 한다는 점 등에 대해서도 매우 체계적으로 기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총 380조 2000억원을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투입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made little progress).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올해 4기 인구정책 TF를 출범시키고 혼인 증가(marriage increase)를 통한 저출산 극복에 초점을 맞추며, 경제 활력(economic vitality) 유지를 위해 외국인(foreigners)과 고령자(the aged) 고용 활성화(promoting employment)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지만 딱 부러지는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는 무엇보다도 전방위적(total directional)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먼저 총론적인 인구정책이 제대로 수립되어 있어야만 저출산과 더불어 그와 연계되는 연금(pension)·건보(health insurance)·의료(medical care)·교육(education) 등에 대한 각론적인 정책도 실효(actual effectiveness)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인구정책을 다룰 범국가적 협의체 구성도 시급히 필요하다. 관료와 전문가(government officials and experts)로 이루어진 기존의(preexisting) 공급자 중심적(supplier-oriented) 협의체에서 벗어나 정당, 이해상관자(stakeholder), 전문가가 초당적으로(all-party) 함께하는 수요자 중심적(customer-oriented) 협의체를 구성하여 입법화 문턱(the threshold of legislation)을 낮추어야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achieve the expected results).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
김재원 교수.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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