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밤나무 (Castanea crenata Siebold et Zucc.) -참나무과-
추석(秋夕)은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가배일(嘉俳日), 한가윗날로 부르기도 하며, 음력 8월 15일에 치르는 명절로서 설날과 더불어 한국인에게 전통적으로 가장 중요한 명절입니다.
추석에 가장 생각나는 나무는 무엇일까요?
바로 밤나무가 아닐까 하는데 이 밤나무는 오랫동안 식량의 자원으로, 제사때 올리는 제물(祭物)의 과일로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나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추석에 땅에 뿌리면 밤에서 싹이 나와 꽤 자랄 때까지 밤껍질이 어린나무 뿌리에 계속 붙어 있다고 하여, 밤나무를 근본(선조)을 잊지 않는 나무로 여겨 밤을 제상(祭床)에 올린다고 전해지는 나무입니다.
6~7월에 밤꽃이 피어나는데 조선시대 서거정의 시문집인 <사가집>에는 밤나무 숲을 노래하면서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밤꽃이 눈처럼 피고 향기가 진동하네'
- 우리 나무의 세계 1권 박상진
밤나무는 가을에 열매를 따서 날로 또는 삶아서 먹거나 구워 먹으며, 과자나 요리에 첨가하기도 하고, 또 찹쌀·대추·잣 등과 함께 섞어 약밥을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꽃이 필 때 수꽃을 따서 그늘에 말린 것을 율화(栗花)라 하고, 밤껍질을 벗겨 말린 것을 건율(乾栗)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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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암수한그루로서 백색이며 6~7월에 피고 새가지 밑부분의 잎겨드랑이에서 곧추 자라는 꼬리모양꽃차례에 많이 달리며, 수꽃차례는 유백색이고 암꽃은 보통 3개씩 한군데에 모여 달립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원효의 탄생설화에는 ‘사라율(裟羅栗)’이라는 밤나무 품종 이야기가 있으며, ‘고려사’에도 예종과 인종 때 밤나무 재배를 독려했다는 기록이 실려 있고, 조선시대에는 밤나무를 식재하도록 독려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 우리 나무의 세계 1권 박상진
나라의 제사 관련 업무를 관장하던 봉상시(奉常寺)에서는 신주를 반드시 밤나무로 만들었고, 민간에서도 위패(位牌)와 제상(祭床) 등 제사 기구의 재료는 대부분 밤나무였다고 합니다.
** 봉상시 : 조선시대 국가의 제사 및 시호를 의론하여 정하는 일을 관장하기 위해 설치되었던 관서
밤나무 암꽃은 수꽃차례의 가장 밑에 보통 3개의 암꽃이 포에 싸여 있습니다.
밤나무의 꽃말은 포근한 사랑, 정의, 진심 등 다양한 꽃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금년 추석은 코로나 이후 거리두기 및 인원 제한이 없어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들이 만나 밤나무의 꽃말처럼 포근한 사랑이 전해지는 추석이 될 것 같습니다.
[제주의소리] 독자 분들께 추석을 맞아 평안과 행복을 전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