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나도생강 (Pollia japonica Thunb.) -닭의장풀과-

갈비집이나 횟집은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회식 장소입니다. 횟집에서 향신료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생강입니다. 보통 작은 접시에 덜어서 먹을 수 있도록 나오는데, 이번 주는 이 생강과 관련된 식물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제주에서는 주로 남부 지역의 계곡이나 사면, 습한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인데, 삼나무 숲에서 군락으로 자라는 ‘나도생강’을 만났던 기억을 꺼내 봅니다.

ⓒ문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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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의 잎을 닮았다고 하여 나도생강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생강 사진이 없어 웹상에서 생강의 사진을 보고 직접 생강의 잎과 닮아 있는지 그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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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를 먹을 때 왜 생강을 같이 먹을까?’하는 의구심으로 검색해 보니, 살균 성분이 있는 생강을 곁들여 먹으면 식중독 예방효과와 더불어 생선 고유의 비린내를 없애는 데에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생강 잎을 닮았다고 하지만 나도생강은 닭의장풀과인데 반하여, 생강은 생강과로 다른 계열의 식물입니다. 제주에서 많이 먹는 반찬인 양하라는 식물이 생강과 같은 생강과입니다.

ⓒ문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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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생강은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으며 땅속줄기 마디에서 수염뿌리가 나고, 줄기 윗부분에서 5~6개의 층으로 돌려 나는 가지에서 꽃을 피우는 식물입니다.

나도생강의 꽃차례 접사 사진. ⓒ문성필
나도생강의 꽃차례 접사 사진. ⓒ문성필

생강잎보다는 크고 마치 양하잎을 닮았다고 하여 ‘개양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키가 다 크면 1미터 정도까지 자라는 개체도 만날 수 있습니다.

ⓒ문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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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는 서귀포 지역을 지나다가 원예종으로 많이 식재하는 꽃생강의 꽃이 보였습니다. 올해는 일찍 개화를 하는 것 같은데 이 꽃생강이라는 이름도 생강 잎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꽃생강 사진. ⓒ문성필
꽃생강 사진. ⓒ문성필

삼나무 사이로 햇살이 들어와 나도생강의 꽃에 살포시 앉아 있습니다.

ⓒ문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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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는 10월이 되면서 백진주처럼 흰색으로 맺혔다가 청자색으로 익어가는데, 꽃말은 ‘나를 잊지 마세요’라고 합니다.

나를 잊지 말라는 꽃말을 가진 식물이 제법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물망초가 그렇고 작은 야생화인 꽃마리라는 식물도 같은 꽃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나도생강의 분포지가 남부 지방인 전라도 여수, 진도, 제주도 등지에서만 만날 수 있습니다. 나도생강이 꽃과 열매를 맺으며 잊지 말고 기억해 달라는 소리없는 애원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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