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물 세계포럼] 기조강연 이강근 교수 “미래 지향적 지하수 관리 방안 시급”

제주도는 양질의 풍부한 지하수를 보유하고 국내 타 지역보다 조금 더 모범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보전·관리를 개선하지 않으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전문가의 냉정한 조언이다. 

제주도와 제주도개발공사는 6일부터 7일까지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제12회 제주물 세계포럼’을 개최한다. 올해 주제는 ‘지하수, 물 이상의 가치를 담다’로 정했다.

포럼은 기조강연과 세션 발표, 패널 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기조 강연자로 나선 서울대학교 이강근 교수(지구환경과학부)는 지하수의 가치를 학문적으로 접근하면서, 제주 지하수를 위한 현실적인 당부를 전했다.

이강근 교수는 “제주가 아닌 타 지역에서는 지하수가 가치에 맞지 않게 허드렛물로 이용되곤 한다”면서 “제주도는 국내에서 비교적 모범적으로 지하수를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더욱 수질·수량 보전에 적극 나서야 한다.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반드시 보전 노력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이강근 교수는 인간이 사용 가능한 수자원 분포를 봐도 지하수의 가치는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지구 전체 물의 97.2%가 바닷물인데 나머지 2.8% 가운데 2.15%는 빙하에 해당한다. 지하수는 그보다 적은 0.62%가 불과하다. 

제12회 제주물 세계포럼 기조강연자인 이강근 교수.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제12회 제주물 세계포럼 기조강연자인 이강근 교수.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이강근 교수는 지하수의 경제적 가치를 ▲추출―이용 가치 ▲보조(비추출) 가치 ▲선택적 기회 가치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했다. 그는 “음용, 생활용, 농업용, 공업용 등 용도별 사용과 제품 생산을 위한 원수로서의 사용 등과 관련된 경제적 가치로 지하수의 정량적 가치 부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추출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지하수의 가치를 짐작할 수 있는데 “습지, 해안, 하천 생태계 등에 필수적인 자연적인 물의 흐름과 물질을 제공, 토양 수분 유지와 육상 산림 등 생태계를 지원한다”면서 “만약 지하수가 없거나 보존되지 않을 경우, 문제나 재해의 위험도, 문제 발생 시 복구 비용 등을 이용해 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택적 기회 가치는 “가뭄 시기에 지하수를 활용, 천재 지변이나 지표수의 수질 사고시 지하수 활용 여지를 확보할 수 있다”며 “보험료가 비용이 아닌 것과 같은 개념”이라고 비교했다.

한반도 기후가 ▲극한 강수(집중 호우) 증가 ▲특정 지역(영동) 가뭄월수 증가 등이 전망되는 상황도 지하수를 위협하는 요소다.

그러면서 미래 지향적인 지하수 관리 방안으로 ▲국가적 관리 체계 구축 ▲물 안보 확보 ▲에너지 절감형 지하수 공급 구축 ▲관측, 분석, 가뭄 대응, 수량·수질 관리, 인공 함양, 지하수 댐, 양수 시설의 자동 케어 등 디지털 기술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이강근 교수는 “전 지구적인 상황을 볼 때 과연 우리는 지하수 보전에 제대로 대비하고 있나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제주는 양질의 풍부한 지하수 자원을 지니고 있지만 지금 상태를 보면 조금 망가뜨린 상황”이라며 “제주는 지금부터라도 정신 차리고 더 과감하게 지켜야 지속가능한 지하수자원이 가능하다. 지금 정도로 하던 대로 지하수를 쓴다면 제주 역시 (미래를)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조강연 중계 화면. 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기조강연 중계 화면. 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기조강연 중계 화면. 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br>
기조강연 중계 화면. 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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