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천미천이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20회 보전대상지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꼭 지키자’에서 환경부 장관상을 받았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지난 22일 문학의 집 서울산림문학관에서 보존가치가 높음에도 훼손 위기에 처한 자연·문화유산 6곳에 대해 시상했다. 

올해 20회 행사를 맞은 ‘이곳만은 꼭 지키자’는 환경부와 문화재청이 후원하고, 한국내셔널트러스트와 문화유산국민신탁이 공동주최하는 환경·문화 보전 캠페인이다. 

시상작은 훼손 위기에 처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지역주민과 NGO가 제안하고 서류·현장 심사를 통해 선정된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 천미천을 주제로 응모해 환경부 장관상을 받았다. 

제주 143개 하천 중 가장 긴 천미천은 다른 제주의 하천처럼 물이 거의 없는 건천이다. 화산활동으로 만들어낸 기암괴석과 소, 제주 녹지의 핵심축 역할을 하면서 수많은 야생 동식물의 보금자리다. 

천미천의 경우 건천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물이 흐르는 다른 지역 하천과 비슷하게 양안에 제방을 쌓는 방식으로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하상에서 채취한 암석으로 사면에 석축을 쌓으면서 인공사면으로 변질되면서 식생이 파괴돼 식생의 수직분포를 단절시키는 것을 골자로 응모해 상을 받았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990년대부터 시작된 하천정비사업에 대한 홍수피해 저감효과나 경제성 분석, 생태환경적 점검이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고, 하천 상류까지도 정비가 예정돼 하천 생태계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천미천 선정 이유에 대해 “현재 전국적으로 하천정비사업으로 훼손되는 환경적 손실은 엄청나다. 특히 제주는 하천의 특성을 무시하고 육지의 하천정비방식을 그대로 적용해 제주 생태계 핵심축의 훼손이 심각하다. 천미천 하류의 훼손이 현저하고 중류에 이어 상류까지 하천정비사업이 확산되는 것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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