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41) responsible

responsible [rispάnsǝbəl/-spɔ́n-] ɑ. 책임을 지는
말과 책임은 호납주
(말과 책임은 하나이다)


responsible은 접두사 re- “되(=back)”와 spon(d) “--하기로 하다(=to pledge)”의 결합이다. 이 spon(d)라는 어근(root)에서 나온 낱말로는 respond “반응(反應)하다”, response “응답(應答)”,  spontaneous “자발적인” 등이 있다. responsible의 어원적 의미는 외부의 자극에 대해서 “되반응을 보이는”이다. 그리고 동물의 행위에서와는 달리 인간의 행위(human behavior)에서는 이런 되반응(reaction)이 행위자(actor)의 여러 가지 사회적 책임의식(sense of responsibility)이나 그 정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에 기반하여, 영어에서는 그 어원적 뜻이 “책임을 지는(=accountable for one's actions)”이란 뜻으로 대치(substitution)된 것이다. 

Being “responsible” means responding, making active and informed and ethical decisions about how to react to the pressures placed on one to act in a certain way in a certain situation.
(책임을 진다는 것은, 주어지는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대해 능동적, 사실적, 윤리적 결단을 내리면서 적절히 반응하는 것을 뜻한다.)
-Douglas Robinson의 ‘Becoming a Translator’ 중에서

어떤 공동체(community)에서든 이런 책임은 모든 구성원에 주어지며, 그 책임에 따른 반응은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가족 안에서 보자. 매사에 아버지는 아버지다운(fatherly), 어머니는 어머니다운(motherly), 장남(the eldest son)은 장남다운 반응을 보이며, 심지어 막내(the youngest)까지도 막내다운 반응을 보이지 않는가. 그런 반응 모두가 제각기 다른 책임의식의 발로라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책임에 따르는 반응은 공직(公職:public office)에서 지위고하(地位高下:rank)가 분명할수록 다르게 나타나게 되는데, 바로 그런 점에서 고위직(high ranking position)으로 갈수록 점점 더 무한책임(unlimited liability)과 함께 그에 상응하는 신중한 반응(cautious reaction)이 요구되는 것이다.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에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유실물센터가 마련되어 옷, 신발, 가방 등 유실물들이 놓여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에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유실물센터가 마련되어 옷, 신발, 가방 등 유실물들이 놓여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지난주(Last week) 토요일 오후 10시 15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핼러윈(Halloween)을 즐기려는 10만의 인파가 몰리면서 300명이 넘는 압사 사상자(casualties)가 발생한 대규모 참사 사건을 두고, “경찰과 소방 인력(fire crews)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는 발언을 한 행정안전부(Public Administration and Security) 장관의 말이나 “이태원 핼러윈 행사는 주최 측(host organization)이 없어 축제(festival)가 아니라 현상(phenomenon)으로 봐야 한다”고 했던 용산 구청장(the head of an autonomous Gu)의 말은 말 그대로 책임 의식이 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지라(It's not something that happened yesterday), 국민은 이미 잘 알고 있다. 이런 무책임한 말(an irresponsible statement) 뒤에는 “국민께서 염려할 수도 있는 발언을 해 유감스럽게(regretfully) 생각한다”는 말이 따른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고, 잘못을 인정했다간 자칫 정부 책임론으로 불이 옮겨 붙어 국정 운영(national administration)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그런 말들이 나온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이제 또 불붙는 문책론(reprimandation debate)이 있을 것이고, 그런 뒤에는 또 누군가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실상 그것은 ‘책임을 지고(taking the responsibility)’ 사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공직에 요구되는 ‘책임의식이 결여되어(lacking a sense of responsibility)’ 사퇴하게 되는 것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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