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상동나무(Sageretia thea (Osbeck) M. C. Johnst.) -갈매나무과-

가을이 되면서 잎을 떨구고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가을에 꽃이 피는 나무가 있는데 이번 주에 소개해 드릴 상동나무입니다.

제주에서는 이 나무를 ‘삼동’이라고 부르며, 어릴 적 이 나무의 열매를 많이 먹어서 입이 보라색으로 변했던 유년의 기억이 있는 나무입니다.

사진=문성필
사진=문성필

이 상동나무의 꽃은 가을이 무르익는 10월 중순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11월까지도 이삭꽃차례로 연녹색의 꽃이 자잘하게 달리며 피어납니다. 이삭꽃차례는 한 개의 꽃대 둘레에 여러 개의 꽃이 이삭 형태로 피는 꽃차례를 말합니다.

사진=문성필
사진=문성필

제주에서는 곶자왈이나 해안가 근처에서도 잘 자라는 반상록성 관목입니다. 상동나무라는 이름의 유래를 찾아보니, 겨울에도 잎이 살아 있다는 의미인 ‘생동목’(生冬木)에서 유래했습니다. 겨울에도 잎이 남아 있고 열매가 겨울에 익어가므로 그와 같은 이름이 유래됐다고 합니다.

제주에서는 이 상동나무의 열매를 따먹기도 하고 탄력이 있는 이 상동나무의 가지를 이용해 ‘골채’라고 부르는 삼태기의 U자 형태의 골격으로 사용했습니다.

사진=문성필

예전 오일장에서는 이 상동나무의 열매를 좌판에서 파는 할머니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달콤한 상동(삼동)을 먹으면 입술이 보라색으로 변해 서로 마주보며 웃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보통 봄에 꽃이 피고 가을에 열매가 익는 나무와는 달리 늦가을에 꽃이 피고 이듬해인 5월에 열매가 익는 나무입니다.

상동나무의 열매 / 사진=문성필
상동나무의 열매 / 사진=문성필

줄기는 비스듬히 눕거나 가지를 많이 치고 잎은 윤택이 나는 가죽질로 돼 있습니다. 꽃자루가 없고 꽃차례에는 아주 많은 털이 있습니다.

생약명으로는 ‘작매등’ 이라고 하며 바람과 내염성(소금기에 잘 견디는 성질)에 강한 나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진=문성필
사진=문성필

제주의 옛 시골마을이나 곶자왈 근처에는 어김없이 이 상동나무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곶자왈이나 올레길을 걷다 보면 상동나무를 흔히 만날 수 있습니다.

올레길이나 둘레길 등지에서 만나는 상동나무의 꽃을 보면서 유년의 기억을 떠올려 미소 짓곤 합니다. 상동나무를 보며 직접 그린 상동나무의 세밀화 한 점을 [제주의소리] 독자 여러분께 내려놓습니다.

사진=문성필
사진=문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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