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문광위, 문예재단 ‘창작 지원’ 집중하도록 제주도에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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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정상 운영을 목표로 문화재생사업이 추진되는 제주 우도 옛 담수화시설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문화·예술 창작 지원’이란 최우선 목표에 집중해야 할 제주문화예술재단(문예재단)에 버거운 사업들이 계속 쏠린다는 지적이다. 문예재단이 창작 지원에 집중하도록 제주도가 중심을 잡으라는 요구가 제주도의회에서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승아, 문광위)는 30일 제411회(4차) 2차 정례회에서 제주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과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했다.

문광위 의원들은 최근 문예재단이 맡거나 담당할 공간 사업들이 타당한지 집행부에 따져 물었다. 문예재단의 상주 인력 대부분이 퇴사하며 관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파도AiR에 이어, 내년부터 문예재단이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우도 담수화시설 문화재생사업’ 모두 문예재단 본연의 방향과 맞지 않다는 공감대를 이뤘다.

우도 담수화시설 문화재생사업은 2012년 8월 폐쇄된 우도 담수화시설을 활용하는 내용이다. 2019년 8월 정부(문화체육관광부) 사업에 선정됐으며, 올해 3월 제주도와 문예재단이 공기관 대행 협약을 체결했다. 내년에는 공사비 28억9850만원과 감리비 4520만원, 시범사업비 1억7830만원 등이 투입된다.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삼도1동·2동)은 “대체 우도 담수화시설 문화재생사업이 누구를 위한 사업이냐. 공간 조성 계획안을 보면 카페, 라운지홀, 커뮤니티시설, 페스티벌공간, 캠핑장 등을 짓는다고 한다. 이런 계획에서 과연 우도 주민들은 무엇을 하겠냐. 오히려 주민들은 싫어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우도에 방문객이 많아 문제가 제기되는데, 국비가 들어오는 동안에는 어떻게든 하겠지만, 문제는 국비 지원이 끝나는 그 이후”라며 “이런 계획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문 닫을 것 같다. 이대로면 우도 담수화사업 문화재생사업은 제2의 가파도 꼴이 난다. 제발 문 닫는 일 없도록 지속적으로 획기적인 발상을 해달라”고 오성율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에게 주문했다.

박두화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도 “지금 가파도 레지던시도 제대로 운영이 안되는데, 우도 담수화시설 사업까지 재단에게 알아서 하라고 맡기는 건 문제 아니냐. 재단은 시설 관리 전문가도 없는데 안전사고가 나면 책임은 누가 지냐”고 집행부를 추궁했다.

이와 관련해 변영근 문화정책과장은 “우도 담수화시설은 내년 리모델링을 실시하고 실질적인 개장은 2024년으로 보고 있다. 문예재단은 프로그램 운영을 맡을 텐데, 시설이 완성되고 나서는 누가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제주 우도 옛 담수화시설 내부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 우도 옛 담수화시설 내부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이승아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오라동)은 변영근 과장의 답변에 “우도 담수화시설 사업은 내년부터 곧바로 공사에 들어가는데, 지금 장기적인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파도AiR 시설은 지금 각종 어려움을 겪으면서 돌고돌아 자치행정국이 겨우 운영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결국 가파도 시설에 대한 사전 계획이 없었다는 뜻”이라며 “지금 문화정책과장님이 나중에 우도에 가서 담수화시설을 운영하지도 않을 텐데, 그냥 문예재단에게 위탁하는 건 너무 이기적”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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