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학연구센터, ‘제주어종합상담실’ 예산 전액 삭감한 도의회 문광위 심사 성토

제주학연구센터 제주어종합상담실 누리집 화면. / 사진=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연구센터 제주어종합상담실 누리집 화면. / 사진=제주학연구센터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문광위)가 제주학연구센터의 '제주어종합상담실' 내년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제주학연구센터가 보도자료를 통해 문광위 심사를 성토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5일 제주학연구센터에 따르면 문광위가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한 결과 ▲제주어종합상담실 운영 3500만원, ▲제주어교과과정 개발 연구 3건 등이 전액 삭감됐다. 이 가운데 제주어종합상담실 예산은 전담 위촉연구원 9~10개월 인건비와, 상담 자료집 인쇄비, 전화·우편요금 등이 해당한다.

제주학연구센터는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 사실을 알리며, 제주어종합상담실이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상세히 설명했다.

제주학연구센터에 따르면 ‘제주어종합상담실’은 2019년 3월 26일부터 제주학연구센터 운영을 시작한 제주어 안내 서비스다. 전화(1811-0515) 전화와 전자우편( jejueo0515@hanmail.net )을 통해 제주어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해줬고, 올해부터는 제주학연구센터 누리집에 ‘제주어종합상담실’의 묻고 답하기(들어봅서), 자주하는 질문(찾아봅서)을 개설했다. 인터넷신문사와 손잡고 상담 내용을 웹툰으로도 연재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작가 ▲도내 대형 호텔 ▲제주도 경찰 ▲국가인권위원회 제주출장소 등에서도 제주어 사용법을 상담실에 문의했다. 

상담실이 개설된 2019년 3월 26일부터 2022년 11월말까지 3년 8개월 동안 진행한 상담 건수는 1500여 건에 달한다. 이 중에는 도외 거주자의 이용률이 전체 이용자의 20%에 해당한다. 상담 내용을 정리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자료집도 발간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학연구센터는 “이 자료집에는 2019년 336건, 2020년 402건, 2021년 321건이 분야별로 정리됐는데, 이는 자료집에 수록할 만한 유효 상담 건수일 뿐 실제 상담 건수는 더욱 많다”면서 사실 정리에 나섰다.

문제는 ‘제주어 교과과정 개발 연구’를 비롯한 제주학연구센터의 기본 연구 3건도 신규 사업이라는 이유로 전액 삭감됐다는 것.

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장은 “소멸 위기의 제주어를 보전하고 전승하는 일에 전 국민과 함께하는 ‘제주어종합상담실’이 한 해 상담 건수가 320여 건이라는 수치로 상담 전반의 실효성을 문제 삼아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심의 기관인 문광위의 판단에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는 3년 8개월 동안 1500여 건의 넘는 제주어 상담을 의뢰한 사람들과 제주어를 보전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주는 일”이라며 “이번 예산 삭감으로 ‘제주어종합상담실’이 폐쇄되는 것은 제주어의 대중화와 확산에 역행하는 일이며 이런 일에 제주도의회가 앞장섰다는 오점을 남기지 않길 바란다”고 도의회에 당부했다.

한편 제주도의 내년 본예산은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15일 열리는 제7차 본회의를 통과하면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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