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미, 문봉순, 홍죽희, 양유정, 박근주 등 구술 채록과 사진 등으로 책 펴내

깊이 들여다본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사람들과 생활, 마을 공간을 책으로 묶었다.

소심한책방과 책약방이 기획한 ‘세대를 잇는 이야기 유랑단―종달리편’(도서출판 밑줄)은 296쪽 안에 구술채록·사진·일러스트·영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마을을 살폈다.

강은미·문봉순·홍죽희·양유정 작가는 마을 어르신들의 삶의 이야기를 직접 구술 채록했다. 많은 사람이 종달리 마을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제주의 삶과 역사,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내기 위함이다.

소심한책방에 따르면 ▲독립투사의 후손이자 종달리 동네사랑방 ‘승희상회’의 주인인 부부이야기 ▲200년 된 초가 이야기 ▲4.3의 효시라 부르는 ‘6·6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가 구순이 넘은 2021년이 되어서야 무죄로 판명난 ‘고태삼 어르신’ 이야기 ▲진토굿파는소리로 제주도무형문화재 보유자인 ‘김수길 어르신’ 이야기 ▲4.3의 비극본향당·생개납돈짓당과 일뤠당과 같은 종달리의 신앙을 둘러싼 이야기 ▲척박한 환경에서 ‘소금바치’라 부르면서도 정성을 다해 제염을 해 소금을 만들어낸 이야기 ▲소금장수 이야기 ▲소똥과 새(띠) 이야기 ▲보리나 조를 경작할 때 거름이 되어준 해초 ‘놀듬북’과 종달몸이라면 알아주던 해초 몸과 관련한 이야기 ▲육지로 팔려가던 종달리의 물건들 ▲여든 살이 될 때까지도 물질을 하고 싶다는 해녀이야기 등 종달리를 둘러싼 역사·식생활·경제활동·자연환경까지 다양하게 담았다.

책에 실린 사진들은 박근주 사진가(누룸스튜디오)가 촬영했다. 특히 손정환 디자이너(가르송필레)와 협업한 스튜디오 촬영 사진은, 어르신들이 유년기에 가졌을 꿈을 모티프로 스타일링하며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소심한책방은 “종달리 마을을 둘러싼 기억을 소환해 공간을 다시 살아 숨쉬게 하고, 그들의 정신을 오늘의 젊은 세대들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그것이 세대와 세대, 공간과 사람, 물질과 정신이 만나는 지점”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마을 곳곳에 숨어 있는 책방들과 골목·올레·팽나무·쉼팡·갯벌·포구·염전·갈대밭 등은 종달리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유산들이다. 이들을 둘러싼 삶의 기록과 더불어 후대에 물려줘야 할 자원들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보고 즐기는’ 종달리를 뛰어넘어, ‘마음으로 다가서는’ 종달리로 거듭나기 위해 ‘사람-공간-세대’를 잇는 공감과 소통의 프로젝트를 마련했다”라고 의도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 6일까지 전시로도 작업을 소개한 바 있다.

종달리는 제주도 최초의 작은 책방(소심한 책방)이 들어서고 난 뒤 책약방, 책자국 같은 마을 책방이 늘어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세대를 잇는 이야기 유랑단―종달리편’은 제주문화예술재단 ‘고치:가치 프로젝트’ 제작 지원으로 출간했다.

296쪽, 밑줄,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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