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47) average

average [ǽvəridʒ] n. 평균(平均)
평균이 엇어진다?
(평균이 없어진다?)


평균을 뛰어넘는 대체 불가능한 상품만이 살아남는 시대, 모두에게 사랑받고자 하면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 사진=픽사베이
평균을 뛰어넘는 대체 불가능한 상품만이 살아남는 시대, 모두에게 사랑받고자 하면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 사진=픽사베이

average의 어원(origin)은 스페인어 averia나 아라비아어 awariya 등으로 추정되지만 확실치는 않다. 원래 이 average는, 과거 해상무역(maritime trade)에서 제품운송을 하다가 발생하는 “배에 대한 손상(damage to ship)”이나 “제품에 대한 손상(damage to goods)”을 뜻하는 말이었다. 그때부터 그런 손상들이 발생하면 제품소유주들이 그 비용을 평균적으로(to their average) 분담하는 관행(practice)이 만들어졌는데, 그러면서 18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야 average를 지금처럼 “중간값(medial estimate)”을 뜻하는 “평균(치)”이란 개념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평균 실종(average disappearance)’이 이 시대의 중요한 키워드(key word)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내년도에 가장 두드러질 트렌드(trend)로 ‘평균실종’을 꼽았는데, 사회·경제·문화·교육 전반에 걸쳐 현재의 양극화(polarization)와 다원화(pluralization) 현상이 심화되면서, 소비(consumption) 분야에서도 평균이 사라지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비에서는 우선적으로 명품으로 대변되는 고가(high price)의 소비와 더불어 온라인에서 저렴한 물건을 찾는 저가(low price)의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거기에다 개인의 욕구와 취향(personal needs and tastes)에 맞춘 소비가 늘어나는 N극화 현상도 두드러질 것이며, 아예 압도적(overwhelming) 1위 플랫폼(platform)으로만 소비가 몰리는 단극화(unipolarization) 현상도 함께 일어나면서 기존의 평균이나 평균적 상품을 무의미하게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시대의 불황에 따른 시장 변화가 만들어낼 또 다른 트렌드로는 ‘체리슈머(Cherry-Sumers)’와 ‘뉴디맨드 전략(New Demand Strategy)’ 등이 꼽힌다. 체리슈머는 극한의 합리적(reasonable) 소비를 추구하는 요즘 소비자를 뜻한다. 불황기에 소비자는 가성비(value for money)와 합리성을 함께 추구하는데, 내년에는 이런 추세가 한층 강화되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s)과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것을 최대한 얻어내는 MZ세대 중심의 체리슈머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뉴디맨드 전략은 기업 측에서 소비자가 사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irreplaceable) 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다. 불황기에는 생존을 위한 소비에선 극도로 가성비를 따지지만, 작은 사치를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비에서도 선택과 집중(select and concentration)이 이루어진다는 것인데. 경기가 아무리 나빠도 소비자는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이나 상품에는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 착안하여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전략이 ‘뉴디맨드 전략’인데, 앞으로는 이런 뉴디맨드 전략으로 소비자를 공략하는 업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평균 실종’이라는 트랜드는, 평균의 시대가 가고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사실을 넘어서서 기존의 ‘트랜드’라는 개념(notion)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지금껏 대다수 소비자가 찾았던 무난한 상품(something general)으로는 이제 어디에도 명함을 내밀 수 없다. 평균을 뛰어넘는 대체 불가능한 상품만이 살아남는 시대, 모두에게 사랑받고자 하면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