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제주인 작가 故 김태생(1924~1986)의 소설들이 한국어로 번역돼 출간됐다.

도서출판 보고사에서 나온 《뼛조각》(원제 : 骨片)은 ‘재일제주인의 문학적 기록’이라는 부제를 달고 최근 발표됐다. 번역은 문학박사 김대양 씨가 맡았으며, 62번째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총서다. 

이 책에는 <동화>, <소년>, <뼛조각>, <어느 여인의 일생> 등 네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제주학연구센터는 작품 속 대사를 제주어로 번역한 점을 가장 큰 특징으로 강조한다.

제주학연구센터는 “일본어로 기록된 재일제주인의 언어뿐만 아니라 역사, 문화의 장소와 공간, 옛 생활풍습, 제주4.3 등 제주의 원풍경을 제주어로 풀어내고 있어 책 읽는 흥미가 더해진다. 제주어는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제주와 제주사람, 제주 문화에 진정성과 현실감을 느끼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저승서 불르레 왓덴 나가 갈 가 닮으냐? 난 고향에 돌아가켜. 이제 고향에 돌아가젠. 죽어도 어무니 아부지 묻은 땅 속에서 고치 잠들구정 허다. 나 고향에 돌아가켜. 타국 땅 일본서 죽고정 안 헤. 난 아무 잘못 엇어. 열심히 일만 헨.”
- 소설 <소년> 본문 중에서

저자 김태생은 1924년 서귀포시 대정읍 신평리에서 태어나 1930년에 아버지가 있는 일본으로 건너가 1986년까지 재일제주인의 삶을 살았다. 

번역을 담당한 김대양 씨는 역자의 말에서 “김태생의 문학 텍스트에 묘사된 공간은 작가 개인적인 경험만으로 갇혀있는 폐쇄적인 공간이 아니라, 집단 즉 재일제주인의 인식과 정체성의 관계에 놓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면서 “김태생의 작품을 통해 일본 사회와 마주하는 재일제주인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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