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토끼풀(Trifolium repens L.) -콩과-

계묘년 한 해가 밝았습니다. 2023년 올해는 계묘년(癸卯年)으로 ‘검은 토끼의 해’라고 합니다.

육십간지의 40번째로 계는 오행상 흑색의 기운이니 검은 토끼의 해라 부르고 있습니다. 토끼라는 친근한 이미지를 떠올리며 어릴 적 초가집 귀퉁이에 토끼장을 마련해 놓고, 학교가 끝나면 토끼풀을 뜯어다 주곤 했던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며 흔하게 보이는 토끼풀을 소개해 봅니다.

사진=문성필
사진=문성필

토끼풀은 유럽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13세기부터 사람들에게 알려졌지만 18세기가 돼서야 비로소 전 세계로 퍼진 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21년 <조선식물명휘>에 이 토끼풀이 가축의 사료로 이용하기 위해 밭에서 재배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도감에서는 토끼풀의 꽃 피는 시기를 4~7월로 적어 놓고 있으나 제주에서는 겨울에도 꽃이 핀 토끼풀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습니다.

사진=문성필
사진=문성필

일반적으로 흰색의 꽃을 피우는 토끼풀과는 달리, 붉은색의 꽃을 피우는 붉은토끼풀이 있고 노란색의 꽃을 피우는 노랑토끼풀과 아주 작은 애기노랑토끼풀 등의 토끼풀 종류가 있습니다.

붉은토끼풀 / 사진=문성필
붉은토끼풀 / 사진=문성필
노랑토끼풀 / 사진=문성필
노랑토끼풀 / 사진=문성필
애기노랑토끼풀 / 사진=문성필
애기노랑토끼풀 / 사진=문성필

토끼풀의 꽃을 접사해 보면 어릴 적 이 토끼풀을 엮어 만든 꽃반지나 꽃목걸이가 생각납니다. 1970년대 통기타 가수였던 은희의 '꽃반지 끼고' 라는 노래 가사에 젖어들어 오솔길을 걷는 장면도 연상이 되는 정겨운 들꽃입니다.

사진=문성필
사진=문성필

토끼풀은 영명의 클로버(clover)라는 이름으로도 많이 불립니다. 토끼풀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데는 토끼가 잘 먹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3장씩 모여 달린 잎의 모양이 마치 토끼의 발자국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간혹 4장의 잎을 가진 토끼풀을 만나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어 책갈피에 고이 모셔 두기도 하였습니다.

사진=문성필
사진=문성필

보통 세잎의 토끼풀의 꽃말을 행복이라고 하고 네잎의 토끼풀의 꽃말을 행운이라고 합니다. 그와 관련하여 인터넷상에 퍼져 있는 일화를 소개해 보면, 나폴레옹이 전쟁 중에 우연히 네 잎 클로버를 발견하고 잎을 자세히 보려고 허리를 굽혔는데 때마침, 총알이 날아와 그 총알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하여 그 후 네 잎을 가진 토끼풀은 행운의 상징이 되었다고 합니다.

토끼의 해인 계묘년에 <제주의소리> 독자분들 가정에 토끼풀의 꽃말처럼 행복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빌어 봅니다.

제가 직접 그린 세밀화의 토끼풀을 여기에 남겨 놓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진=문성필
사진=문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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