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양순진-그림 신기영, 생태동시집 펴내

사진=알라딘.

제주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작고 소중한 생명들을 애정 어린 눈으로 살핀 생태동시집 ‘반딧불이 놀이터’가 발간됐다. 글 양순진, 그림 신기영이다.

양순진 작가는 몇 년 전부터 제주 곳곳 동시 수업을 다니면서 작은 생명들에 눈을 뜨게 됐다. 숲과 바다, 습지와 오름, 곶자왈과 자연 등 곳곳에서 만난 동식물들이 마음에 들어오더니 따뜻한 동시가 됐다.

6부로 나누어진 이번 동시집은 60편의 동시가 담겼다. 마지막에는 ‘천 개의 눈으로 쓰는 일곱 색깔의 관찰일기’라는 생태산문도 담겼다.

작가는 제주 곳곳에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의 삶을 투명한 동심으로 관찰하고 이 생명들을 아끼고 소중하게 지키는 데 어린이들이 함께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책에 녹여냈다. 


바람의 마을

세화는
바람의 집

나무 사이로
도도도

하늘 사이로 
레레레

지붕 위로
미미미

하루종일
바람의 화음


작가는 책 머리글을 통해 “이 글을 읽고 있을 누군가의 마음을 생각하면 나의 비밀을 고백하는 것처럼 마구 떨리고 가슴이 벅차다”라면서 “마치 오랫동안 혼자 즐기던 비밀의 화원을 소개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태시집을 엮게 된 건 3년 전부터 제주도 동서남북 전역의 학교에 동시 수업을 가면서 작은 생명들에 눈 뜨게 됐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웠던 건 제주 구석구석 개발이 되면서 점점 자리를 잃어가는 생태환경을 지켜본다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제주 곶자왈에는 아직 원시적 생태가 살아있다. 그래서 청정지역에만 생존하는 반딧불이가 떼를 지어 불꽃을 피운다”라면서 “앞으로도 생물학자처럼 살아가는 시인의 시선으로 상태시를 계속 쓰겠다”고 밝혔다. 

양 작가는 “자연보호를 위해 참여하고 실천하며 어린이들과 함께 문제점을 해결하는 파수꾼이 되려고 한다”며 “제주도 어디서든 출몰할 테니 그때 마주 보며 웃자. 우린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귀포시 신도1리에서 태어나 신도초, 무릉중, 제주여고, 제주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양 작가는 2007년 제주문학 동시 부문 신인상, 2009년 시인정신 시인 등단, 2012년 아동문예 문학상 수상으로 동시인 등단, 2017년 소년문학 동화 등단 등 경력을 가지고 있다. 

시집과 동시집, 제주어동시집, 설화동화집, 디카시집, 생태동시집 등 다양한 책을 펴낸 그는 학교와 도서관 독서논술 강사 및 동시 강사, 글쓰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림을 그린 신기영 작가는 국내외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 아트페어 NFT에 참여했으며, 초등 국어 교과서를 비롯한 여러 동화와 동시집에 그림을 그렸다. 배울 예술교육연구소 대표를 맡아 그림으로 삶의 행복, 공동체와의 조화를 실천하고 있다.

116쪽, 한그루, 1만2000원.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