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22대 총선 제주풍향계] ② 제주시 갑-을, 서귀포시 누가 뛰나?

코로나19로 만나지 못했던 형제자매와 친척들을 이번 설명절에는 3년만에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다양한 얘기들이 나오겠지만 3월에 치러지는 조합장선거와 내년 4월에 치러질 국회의원 선거가 밥상머리를 달굴 것으로 보인다. 1년2개월 앞으로 다가온 22대 국회의원 선거와 곤련해 자천타천 거론되는 예비주자들과 관전 포인트를 미리 짚어본다. / 편집자주

왼쪽 위부터 Z 방향으로 송재호, 김영진, 김종현, 김황국, 문대림, 장성철(이상 제주시 갑), 위성곤, 고기철, 이경용, 허용진(이상 서귀포시), 김한규, 김경학, 김승욱, 부상일, 부승찬, 현덕규(이상 제주시을). ⓒ 조승주 인턴기자
왼쪽 위부터 Z 방향으로 송재호, 김영진, 김종현, 김황국, 문대림, 장성철(이상 제주시 갑), 위성곤, 고기철, 이경용, 허용진(이상 서귀포시), 김한규, 김경학, 김승욱, 부상일, 부승찬, 현덕규(이상 제주시을). ⓒ 조승주 인턴기자

2024년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년 여 앞으로 다가서면서 제주지역 예비후보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자천타천 거론되는 후보는 17명 정도 된다.

3개 선거구를 장악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현역 의원들 모두 재출격한다. 여기에 풀뿌리 정치를 통해 인지도를 쌓아온 전·현직 제주도의회 의장 등 무게감 있는 인물들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때문에 지난 20년 동안 3개 선거구를 싹쓸이하며 제주도 전역을 텃밭으로 만든 민주당 내부에서는 본선보다 예선전(경선)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매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맥없이 주저앉았던 국민의힘은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며 칼을 갈고 있다. 정권교체 후 2년 만에 갖는 총선인 만큼 예전처럼 호락호락 당하지는 않겠다는 각오가 충만하다.

자체적으로는 집권 여당이 된 만큼 “최소 1석은 건져야 체면치레”가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시을 선거구의 경우 ‘사고 당협’으로 남아 있는 등 조직 정비가 완벽히 이뤄지지 않아 민주당에 비해 조직력 면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많다.

■ [제주시갑] 민주, 송재호 재선 도전에 문대림 출격…국힘, 김영진-김황국-장성철?

제주지역 정치 1번지 제주시갑 선거구에는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이 재선에 도전한다. 송 의원은 2018년 총선 때 강창일 전 의원이 불출마하자, 전략공천을 받고 의원 배지를 달았다. 아직은 여의도에서 할 일이 더 있다며 국회 재입성 의지를 다지고 있다.

당내 대항마로는 제주도의회 의장을 역임했고, 국회의원 선거(2012년, 서귀포시)와 두 번의 제주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문대림 전 JDC 이사장이 꼽힌다.

문 전 이사장은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모든 것을 열어놓고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 도민들에게 큰 신세를 졌는데 보답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총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문 전 이사장은 지난해 제주시갑 선거구인 애월읍 하귀리로 이사했다. 최근에는 그린에너지와 갈등 문제 해결을 위한 ‘포럼’ 구성을 위해 발품을 팔고 있다. 총선에 대비한 조직이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 총선 때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선거전에 뛰어들었지만 중앙당의 전략공천으로 꿈을 접어야 했던 문윤택 전 제주국제대 교수도 다시 신발끈을 조이고 있다.

다음(현 카카오)과 넥슨 제주 이전을 주도했던 김종현 전 제주더큰내일센터장의 행보도 관심사다. 진보성향으로 분류되지만, 여·야 모두가 탐내는 인재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후보로 총선에 나설 것이라는 설(說)이 돌자, 본인이 직접 SNS에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과 같다’는 점을 감안하면 언제든 정치판에 소환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영진 제주시갑 당협위원장이 일찌감치 출마 결심을 굳혔다. 지난 총선에서는 경선에서 패배하며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지만, 2024년 4월 10일을 D-데이로 잡고, 승리에 필요한 필요·충분조건들을 하나하나 메워가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당협위원장으로서 당연히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집권 여당이 된 만큼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이 나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3선인 김황국 제주도의회 의원(용담1·2동)도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김 의원은 2018년 민주당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친 지방선거 때 유일하게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저력을 보여줬다.

김 의원은 “총선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 시대적 사명도 있고, 개인적인 의지도 있다”며 “제주에서 20년 이상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제는 바꿀 때가 됐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총선과 도지사 선거에 연거푸 출마했던 장성철 전 도당위원장은 “아직 나간다, 만다 답변할 상황이 아니다. 너무 이르다”며 “방향이 잡히면 나중에 얘기하겠다”고 했고, 4년 전 총선에 나섰던 구자헌 변호사와 고경실 전 제주시장은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 [제주시을] 김한규 재선 도전에 김경학 대항마 부상…국힘, 김승욱-현덕규 의지 

제주시을 선거구는 지난해 도지사 선거 출마로 당시 오영훈 의원이 중도 사퇴하면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혜성처럼 등장하며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사실상 ‘0.5선’인 김한규 의원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지난 1년 동안 제주를 배우고, 읍면지역을 알기 시작했다는 김 의원은 회기가 없는 주말이면 꾸준히 지역구를 누비고 있다.

당내에서는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정도가 대항마로 거론된다. 김경학 의장은 “의장을 한 지 6개월 밖에 안됐다. 주어진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면서도 “3선 도의원으로 지역구인 구좌·우도지역을 위해 봉사해 왔다. 지역을 잘 아는 사람으로서 올해 하반기까지 고민을 계속해 보겠다”고 말해,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2020년 총선에서 당시 현역이던 오영훈 의원에게 경선에서 패배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도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아직 출마를 결심하지 못했다. 고민 단계”라며 “제가 생각하는 제주 정치를 위해 고민을 더 해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여전히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정무부지사로 임명된 지 4개월 밖에 안됐다. 현직 부지사에게 총선을 물어보면 되느냐”고 반문한 뒤 “전혀 생각이 없다. 주변에서는 얘기할 수 있지만 자기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상황이 조금 복잡하다. 제주시을 조직위원장 공모에 김승욱 전 위원장과 현덕규 변호사가 응모했지만 중앙당은 ‘적격자 없음’으로 결정, 여전히 공석으로 남아 있다.

이곳은 2008년부터 부상일 변호사가 당협위원장을 꾸준하게 맡아오면서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지만,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정치신예 김한규 의원에게 패배한 뒤 조직 정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승욱 전 위원장과 현덕규 변호사가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번 보궐선거 때는 아쉽게 경선에서 졌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며 “당 대표 선거가 끝나면 조직위원장 공모를 다시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한번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현 변호사도 “제주시을은 여당에서 보면 험지다. 누가 공천받아도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다. 지역을 잘 아는 후보를 내세워야 승리할 수 있다”고 도전 의지를 피력했다.

5번이나 총선에 도전했던 부 변호사는 현재 정중동이다. 당적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인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 부 변호사의 결심 여부에 따라 경선 열기가 달라질 전망이다.

■ [서귀포시] 민주, 위성곤 홀로 3선 도전?…국힘, 허용진-고기철-이경용 ‘3파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현역인 위성곤 의원의 존재가 독보적이다. 거론되는 당내 경쟁상대가 없다. 위 의원이 3선 도전에 성공한다면 강창일 의원(4선) 이후 4년 만에 중진급 의원이 배출되는 셈이다.

도의원 3선 경력에 더해 국회의원 3선에 성공한다면 국회의원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상임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커진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다면 한 우물을 판 농해수위 위원장 1순위로 꼽힌다.

국민의힘에서는 검찰과 경찰, 법무사 출신 등 3명 정도가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검사 출신인 허용진 도당위원장과 경찰 출신인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 재선 도의원을 지낸 이경용 법무사가 출마 의지를 밝히고 있다.

허 위원장은 “정치하는 사람이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하지 않느냐”는 말로,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그는 “서귀포시에서 민주당이 6번 연속 무려 24년 동안 국회의원을 배출했지만 뚜렷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무능하다”며 “이제 서귀포시민들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은 “주변에서 출마 권유를 많이 한다.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당적을 갖고 있지 않지만, 결국은 국민의힘 문을 두드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고 전 청장은 서귀포고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간부후보생으로 경찰에 투신했다. 제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제주경찰청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12월31일 퇴직했다.

고 전 청장은 “서귀포시는 점점 낙후되고 있고, 해군기지와 제2공항 등으로 갈등이 심각하다.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말로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재선 도의원 출신 이경용 법무사도 출마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는 “주변에서 출마를 권유하고 있고, 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누구보다 서귀포의 문제를 잘 알고 있다. 당면 현안을 모른 척 지나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총선 등판을 예고했다.

2020년 총선에 출마했던 강경필 전 검사장은 출마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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