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대한문화재연구원은 제주시 오등동 250-8번지에서 고려시대에 존재했던 ‘오등동 절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등동 절터’는 제주도 제주시 아라동(오등동)에 위치한 고려시대 사찰터이다. 예로부터 ‘절왓’ 또는 ‘불탄터’로 불렸다. 

사찰 건물지 가운데 가장 먼저 지어진 3호 건물지에서는 중국 북송시대에 제조된 동전꾸러미(20매 내외)가 일괄 출토됐다. 동전은 함평원보(咸平元寶), 황송통보(皇宋通寶), 치평원보(治平元寶) 등 3종류이다. 이를 통해 ‘오등동 절터’의 창건 시기는 11세기 전·중엽으로 추정된다.

북송은 960년에서 1127년까지 중국에 있던 왕조다. 함평원보(咸平元寶)는 북송 진종 함평년간 (998년~1003년) 주조해 발행됐다. 황송통보(皇宋通寶)는 북송 인종 황송년간(1039년~1054년) 주조해 발행됐다. 치평원보(治平元寶)는 북송 영종 치평년간(1064년~1067년) 주조해 발행됐다.

3호 건물지는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 과정에서 금동다층소탑(金銅多層小塔)이 훼손 매립된 것으로 파악됐다. 절터에서는 금동다층소탑 지붕 위 용머리와 잡상, 와골, 난간, 창, 창틀구조가 잘 남아 있었다. 고려시대 목탑이나 건물을 복원할 수 있는 중요 유물로 평가된다. 다층소탑(多層小塔)은 여러 층의 작은 탑을 의미한다.

연구원은 “초층 탑신부 아래 기단부와 복발 위 상륜부는 아직 수습되지 않았다. 출토지가 확인된 금동소탑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으나, 정확한 제작 시기와 용도 등은 보존 처리 후 밝혀야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또한 “고려시대(11~13세기) 제주 사찰의 가람배치와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가 확보된 점은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이후 두 차례의 중창 과정이 확인됐으며, 중국 원대(元代, 1271년~1368년) 제작된 청자와 전남 강진 사당요지에서 생산된 청자 등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는 문화재청의 소규모 국비지원 정밀발굴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