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출발 273편 운항 5만5412명 수송
1만여명 못빠져 나가 공항 사흘째 혼잡

제주공항 운항이 정상화됐지만 설 연휴 전편 결항으로 수만여 명이 제주를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항공권 구하기 여파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26일 제주공항에는 이른 아침부터 항공권을 구하기 위해 관광객과 도민들은 물론 아직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귀경객까지 몰려들면서 매우 혼잡한 상황이다.

한꺼번에 많은 승객이 몰리면서 발권창구마다 수백미터의 대기줄이 만들어졌다. 편의점에서는 삼각김밥과 샌드위치 등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물량이 일찌감치 동났다.

제주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기상악화로 활주로가 폐쇄되면서 각 항공사가 이날 예정된 항공기 476편의 운항을 전부 취소했다.

느닷없는 전면 결항 조치에 귀경객 등 4만여 명이 꼼짝없이 제주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저비용항공사를 중심으로 대기 승객을 받으면서 제주공항에서는 대혼잡이 빚어졌다.

이에 각 항공사는 출발 42편, 도착 29편 등 71편의 임시편을 제주노선에 추가로 투입했다. 기존에 계획된 항공편을 더해 어제(25일) 하루에만 536편의 항공기가 제주공항을 오갔다.

체류객을 위해 어제 김포공항은 커퓨타임(curfew time)을 연장했다. 제주공항은 원칙적으로 24시간 운항이 가능하지만 김포공항은 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 야간운항이 제한된다.

제주공항은 어제 국내선 268편과 국제선 5편 등 총 273편의 항공기가 출발해 승객 5만5412명을 실어날랐다. 이 과정에서 240편이 지연 운항했지만 결항은 단 한 편도 없었다.

대규모 증편 운항에도 불구하고 귀경객과 관광객 등 1만명 여명은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이틀째 제주를 빠져나가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항에서 만난 정모(42)씨 가족은 설 연휴를 맞아 할머니와 아이까지 7명이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제주관광에 나섰지만 졸지에 공항 체류객 신세가 됐다.

연휴 전날인 20일 제주를 찾은 정씨 가족은 4박5일의 일정을 마치고 당초 24일 오전 8시 항공편을 이용해 광주공항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출도 당일 공항을 찾아 수속을 준비했지만 예고없던 결항 소식이 날아들었다. 할 수 없이 공항 근처에 숙소를 마련해 하루를 더 지냈다. 

이튿날 공항을 다시 찾아 대기표를 구했지만 7명의 대가족이 탑승할 항공권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였다. 발권 창구를 뛰어다니며 수소문 했지만 결국 발권에 실패했다.

쏟아지는 한숨에 같은 숙소에서 이틀 잠을 더 지새우고 오늘 새벽부터 공항으로 내달렸다. 가까스로 오전 9시5분 출발 항공권을 구했다. 결국 4박5일의 제주 일정은 6박7일이 됐다.

정씨는 “결항 직후 항공권을 구하려 해도 온라인은 마감되고 현장 대기도 어려웠다”며 “항공권이 없어서 가족들 모두 이틀 동안 숙소에서 끼니를 때우며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틀간 직장에도 나가지 못해 회사에 재차 양해를 구했다”며 “일주일 동안 제주에 머물지는 꿈에도 몰랐다. 고향 가기가 너무도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각 항공사는 체류객 수송을 위해 오늘 출발 235편, 도착 192편 등 427편을 항공기를 제주노선에 투입하기로 했다. 오전 9시 현재 이중 5편은 결항되고 54편은 지연 운항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일부 항공사에서 대기 승객이 발생하고 있지만 기존 항공기 잔여 좌석 등을 이용해 오늘 중 체류객 사태가 전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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