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52) special

special [spéʃəl] ɑ. 특별한
무시거 ‘특별’허영 ‘특별’인고
(무엇이 ‘특별’해서 ‘특별’인가)


special의 어원(origin)인 라틴어 specialis는  “개별적(=individual)” 혹은  “독특한(=particular)”을 뜻하였다. 우리말 ‘특별한’의 사전적 의미는 “보통과는 다르게 구별되는”이지만, 영어의 special은 12세기에 “특유의 특별함을 지니는(=specific)”이란 뜻으로 쓰이다가 13세기에는 “어떤 뛰어난 자질로 인해 특별한(=excellent)”이란 뜻으로도 쓰이게 된다. 전자가 “독특한(=unique) 특별함”을 뜻한다면, 후자는 “각별한 (=especial) 특별함”을 뜻하는 셈이다. 이 special처럼  speci-라는 어근(root)에서 나온 낱말로는 species “종(種)”, specification “명세(서)”, especially “각별히” 등이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제주특별자치도(Jeju Special-Governing Province)’에서의 ‘특별’에는 독특한 특별함과 각별한 특별함의 의미가 모두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제주의 지리적(geographical), 지정학적(geopolitical) 여건을 감안하여 특별자치가 주어졌다는 점은 독특한 특별함을 뜻하고, 특별자치에 따른 산업 및 교육적 특례(exception)나 규제완화(deregulation)와 같은 혜택(benefits)이 주어졌다는 점은 각별한 특별함을 뜻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은 “제주는 무엇이 특별하여 제주특별자치도인가?”라는 근본적인(fundamental) 질문을 던질 것이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이제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은 “제주는 무엇이 특별하여 제주특별자치도인가?”라는 근본적인(fundamental) 질문을 던질 것이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그래서 특별자치도 도입(adoption)은,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늘 변방(border area)에 머물러 왔던 제주도와 제주도민에게는 큰 기회로 여겨졌고 나름대로의 성과를 이루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간 특별자치도로서의 제주는 지방분권 정책 테스트베드(test bed)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자치입법, 자치조직 시스템을 갖추었고, 관광·교육·의료 등의 분야에서도 꾸준한 법 제도 개선(improvement)이 이루어져 전국적인 인구 감소추세(decreasing trend) 속에서도 꾸준한 증가세(increasing trend)를 유지하면서 세계적인 관광지(tourist attraction)로 발돋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와 엇갈린(disagreeing) 평가도 극명하게 존재한다. “자치권을 얻었지만, 자치권을 잃었다”라는 말에 함축되어 있듯, 행정적 효율성(administrative efficacy)을 담보한다는 이유로 제주도의 자치권한(autonomous authority)만 확대되었을 뿐 특별자치의 꽃이 되어야 할 제주도민의 자치권한은 오히려 축소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기초자치단체가 사라지며 주민 참여 및 책임감 약화, 지역간 불균형(regional inequality) 심화, 행정의 민주성 약화, 행정서비스 질적 저하 등의 문제를 낳았고, 그와 더불어 집값 상승(housing price increase), 교통체증(traffic congestion), 쓰레기·오폐수 처리난 등의 사회적 문제도 심각하게 대두되었던 것이다.

이제 2006년 특별자치도가 시작된 지 17년이 흘렀고, 지금의 20대는 물론, 3040세대조차 단일 광역체제(metropolitan system)의 문제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시점에 이르고 있다. 거기에다 세종특별자치시에 이어 가까운 시일 내에 강원특별자치도,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하고, 경기도와 충청북도도 특별자치도 출범을 준비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특별'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지경에 이르렀다(come to the point of overshadowing). 이제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은 “제주는 무엇이 특별하여 제주특별자치도인가?”라는 근본적인(fundamental) 질문을 던질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그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제주만의 특별함이 무엇인지, 제주만의 특별자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선제적(pre-emptive) 재정립(reestablishment)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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