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일홍의 세상 사는 이야기] (99) 히포크라테스의 명언 두 가지

강도를 만나 사경을 헤매는 환자를 기름과 포도주로 치료해준 착한 사마리아인 같은 의사가 아직도 이 땅에 많이 있다고 믿는다. / 사진=픽사베이
강도를 만나 사경을 헤매는 환자를 기름과 포도주로 치료해준 착한 사마리아인 같은 의사가 아직도 이 땅에 많이 있다고 믿는다. / 사진=픽사베이

#내 몸을 살리는 신기한 호르몬과 세포들

서양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고대 그리스의 의사인데, 두 가지 명언을 남겼다. 

첫째, “우리 몸 안에 100명의 의사가 산다.” 이것이 이른바 ‘병을 낫게 하는 것은 자연이다’라는 명제의 자연치유기전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자연스러운 회복 능력을 중시하여 섭생법(운동, 식이요법)이 우선이고 약물이나 수술 같은 인공적인 치료법은 차선책이라고 보았다.

우리 몸에서 나오는 신기한 호르몬과 세포들을 관찰하면 신이 인간을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웃으면 나오는 엔도르핀은 모르핀의 200배 효과가 있어 암의 치료와 통증,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세로토닌(일명, 기분짱 호르몬)은 좋은 소식과 음악을 들을 때 나오는 호르몬으로 긴장 완화와 혈압 관리에 좋다. 도파민(행복 호르몬)은 사랑을 주고받을 때 나오는 호르몬으로 혈액 순환을 도와준다. 다이돌핀은 무언가에 감동받았을 때 생성되고 암도 사라지게 하는 기적의 호르몬이다.

이들 호르몬은 감동과 기쁨, 사랑과 봉사가 있으면 공짜로 만들어지는 묘약들이다. 또한 NK세포는 암세포를 죽이는 세포인데, 웃음이 NK세포를 만든다. 하루에 천 개의 암세포가 생성되지만 웃음이 이를 죽인다.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사는 이유는? 잘 웃기 때문이다. 우리 몸속엔 암세포를 잡아먹는 T-임파구도 있다. 따뜻한 사랑이나 간절한 소망이 있을 때 T-임파구가 왕성한 활동을 한다. 암 환자가 죽는 건 암세포 때문이 아니다. 못 먹거나 절망(체념, 포기) 때문에 죽는다. 사랑하고 갈망하라! 암을 극복할 수 있다. 암도 도망친다. 

이상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신기한 호르몬과 세포가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파수꾼이다. 하나님은 우리 몸속에 각종 질병을 이길 수 있는 장치(방어기제)를 다 만들어 놓으셨다.

#둘째,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

신은 인간의 몸 안에 100명의 의사가 상주하도록 명령했지만 여러 가지 원인(음주, 흡연,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병이 생겼을 때는 음식이나 약초로 병을 치유(예방)케 했다. 전통의술의 대가였던 인산 김일훈은 난치병, 불치병 환자들에게 죽염과 구운 마늘을 먹게 했다. 세계적인 암 권위자 김의신 박사는 암 예방 음식으로 오리고기, 생강 절임, 양배추, 잡곡밥, 카레, 양파 등 6가지를 추천한다.

이밖에도 어떤 음식과 약초로 병을 고쳤다는 사람은 부지기수다. 자연치유의 살아있는 증거와 증인이 있다. 종편TV MBN의 다큐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그들이다. 그들은 대개 말기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거나, 대수술로 몸이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에서 입산하여 약초를 캐먹고 신선한 야채와 발효식품으로 건강을 회복한다. 그들은 의사의 치료를 받지 않고도 “산(자연)이 나를 살렸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현대의학이 포기한 환자를 자연이 살리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자연치유에는 한계가 있다. 외과수술이 필요한 환자, 심근경색·뇌경색 등 심혈관계 응급환자, 코로나 같은 전염병, 유전병, 암 질환 등은 의사의 치료를 요한다. 그래서 히포크라테스도 인공적 치료법은 차선책이라고 한 것이다.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곤도 마코토 지음)

일본 의사인 곤도 마코토가 쓴 이 책은 일본에서만 1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이 책은 곤도가 40년 동안 환자를 치료하면서 얻은 경험과 임상관찰을 통해서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의료현장의 실태를 고발한 것이다.

그가 전하는 대표적 메시지는 ①암 검진과 수술, 함부로 받지 마라 ②항암제는 효과가 없다 ③건강검진은 백해무익하다 ④병원에 자주 갈수록 빨리 죽는다 ⑤암은 원칙적으로 방치하는 편이 좋다. 

곤도는 병원에 자주 갈수록 불필요한 약이나 과도한 의료행위로 수명이 단축되기 쉽다고 솔직히 털어 놓는다. 이 책은 과잉 진료로 이어지는 조기 암 진단이나 건강 검진에 현혹되지 않도록 의학 상식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병원과 약을 멀리 함으로써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말하자면 이 책은 자기 고백적 체험수기이자, 과잉진료의 불편한 진실을 폭로하는 양심선언이고 양생법을 알려주는 건강 지침서다. 병원에 가기 전에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의사는 목숨을 살리는 성직자다

곤도의 주장처럼 현행 의료체계나 치료방법 등에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의사들에게도 할 말은 있다. 예컨대 임종을 앞둔 환자에게 무의미하고 해로운 줄 알면서도 온갖 치료방법을 동원하는 건 환자 가족의 요구와 소송이 두려워서다.

과잉 진료가 질병 퇴치, 의료 기술과 의학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의사들의 공적을 덮을 정도는 아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의 초기 상황에서 한국의 의료진(의사, 간호사)이 보여준 희생정신과 소명 의식은 전 세계의 귀감이 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성직자가 있다. 육체를 살리는 의사와 영혼을 살리는 목사, 신부, 스님들이다. 

강도를 만나 사경을 헤매는 환자를 기름과 포도주로 치료해준 착한 사마리아인 같은 의사가 아직도 이 땅에 많이 있다고 믿는다. / 장일홍 극작가

* 이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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