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거버넌스-산업생태계 조성...오영훈 "공간적 한계 넘어 우주시대 개척"

제주도 ‘우주산업 혁신거점’ 비전 선포...“제주형 스페이스X 키운다”

민선8기 제주도정이 '대한민국 우주경제 혁신거점 조성'이라는 우주산업 육성 비전을 선포했다. 대한민국 최남단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제주에 유치하겠다는 포부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1일 오전 브리핑을 갖고 '제주 우주산업 육성 비전'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대한민국 우주경제의 혁신 거점'을 비전으로 내걸고 △J-우주 거버넌스·제도 구축 △산업 생태계 조성 △위성데이터 활용 △민간 우주 인프라 구축 △우주체험 산업화 등 5대 추진전략을 담았다.

위성데이터와 소형 위성, 지상국 서비스, 민간 발사체, 우주체험 등 사슬처럼 엮여있는 우주경제 산업을 제주에 집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주는 우주산업 육성에 있어 지정학적 이점을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대한민국 최남단에 위치해 있기에 공역이 겹치지 않아 발사체 기술 개발이 용이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국내 민간 우주산업 영역에서는 소형 위성 등이 건조되고 있지만, 발사체 기술은 뒤처진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제주도는 J(Jeju)-우주거버넌스 구축 계획을 제시했다. 제주도와 국책우주연구기관, 민간우주기업, 대학, 민간협의체 등이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정책연구와 우주사업·기술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에 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전략 실행을 위한 거점기관 지정·운영 방침도 세웠다.

또 각 지자체에 퍼져있는 우주산업 관련 기능을 제주로 집약시키겠다는 포부도 내걸었다. 현재 정부는 우주개발신흥법에 따라 전남에 발사체 특화지구, 경남에 위성제조 특화지구, 대전에 연구·인재개발 특화지구를 지정했는데, 이 기능을 제주로 모아 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제주특별법 개정을 통한 기업지원 등 우주산업 육성 근거를 마련하고, 우주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계획의 핵심은 민간 기업 유치에 있다. 제주도는 제주형 민간 우주경제 구축을 위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지상국, 위성데이터 등의 앵커기업을 유치하고, 각 기업 분야별 인센티브 지원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위성데이터 기업에는 제주도 발주 시스템 사업 입찰 우선권을 부여하고, 지상국 운영 기업에는 도내 인프라로 구축한 민간 지상국 성장을 지원하는 식이다. 위성-발사체 기업에게는 해상발사 등 가이드라인 지정과 더불어 주민수용성 확보를 위한 행정지원을 약속했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항공우주연구원과 제주대학교, 기업, 연구소가 연계한 교육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산학연 우주산업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이와 연계한 위성정보교육센터 건립 가능성도 내비쳤다.

민간 부문의 소형 발사체 육성도 주요 과제로 내걸었다. 이미 지난 2021년 세 차례에 걸쳐 제주에서 민간 소형 발사체를 쏘아올린 경험을 토대로 발사체 인프라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주민수용성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비롯해 필요에 따라 육상이 아닌 해상에서의 발사를 모색한다는 구체안도 소개했다. 세계적인 민간 우주기업인 테슬라의 스페이스X와 같은 '제주형 스페이스X 양성' 포부도 덧붙였다.

오 지사는 "제주는 급성장하는 우주산업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지리적 요충지다. 적도에 가까워 우주 개척에 가장 경제적이고, 전파 간섭과 공역의 제한이 적다는 압도적인 강점을 갖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쏘아올린 다수의 저궤도 인공위성을 통합 관제하고, 위성 데이터를 제공하는 국가위성운영센터가 위치하고 있어 어느 지역보다 우주산업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우주산업을 육성하고, 우주 꿈나무를 키워내며 우주로 경제 영토를 확장하는 일은 결코 꿈이 아니다. 우주산업은 제주가 반드시 해야 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산업"이라며 "오래 걸릴 수도 있고,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도전없이는 성공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주의 가치와 경제 영토는 섬이라는 공간적 한계를 넘어 창대한 우주로 뻗어나갈 것"이라며 "민선8기 제주도정은 도민과 함께 우주시대를 개척해 대전환의 결실이 도민들의 미래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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