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동화투자개발, 환매조건부로 주식 175만주 매매 계약

제주 최고층 드림타워 사업자인 롯데관광개발이 지난해에만 1000억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관광개발은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을 통해 자금 수혈에 나섰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관광개발 공시에 따르면 2022년 롯데관광개발은 1836억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했다. 1070억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했던 전년도보다는 71.5% 정도 증가했다. 

그럼에도 2년 연속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롯데관광개발 잠정 영업이익은 –1187억원에 이른다. 직전년도 영업이익 –1312억원에 비해 손실폭을 125억원 정도 줄였다. 

당기순손실은 더 늘었다. 2022년 롯데관광개발 당기순손실은 2247억원에 이르며, 이는 전년도 2021년 순손실 2006억원을 뛰어넘는다. 보유 재산 감가상각 등이 적용돼 당기순손실 폭이 더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액과 손익구조의 변동 원인에 대해 롯데관광개발 측은 2022년에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해소되면서 국내 여행 수요가 늘었고, 이에 매출도 증가하면서 영업손실이 다소 개선된 것으로 봤다.

롯데관광개발은 자금 수혈을 통한 드림타워 영업이익 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부지 매입과 건축 비용 등에만 1조원이 넘게 투입된 드림타워는 롯데관광개발의 주력 사업이다. 

제주 최고층 드림타워.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 최고층 드림타워.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코로나 사태가 끝나갈수록 움츠렸던 해외여행 시장이 활발해지면 영업손실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롯데관광개발 주식의 20% 정도를 소유한 계열사 동화투자개발(주)은 최근 미국계 사모 대출 운용사와 주식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주주가 자신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뿐 주식 소유권이 유지되는 주식담보대출과 달리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은 주식의 소유권까지 넘어간다. 일정 기간 이후 돈을 갚아 넘겼던 주식 소유권을 되찾는 방식으로, 주식담보대출에 비해 확보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크다. 

동화투자개발은 올해 1월13일과 1월27일 각각 87만5000주씩 총 175만주를 거래해 약 245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롯데관광개발 김기병 회장 일가는 2021년부터 동화투자개발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까지 동원해 환매조건부 매매와 주식대차계약으로 회사 운영 자금을 수혈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 측은 확보한 자금으로 드림타워 영업이익 구조 개선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다소 개선됐다. 동화투자개발이 소유한 주식 환매조건부 계약으로 확보된 자금도 드림타워 운영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제주 최고층 드림타워는 지상 169m 높이의 38층 쌍둥이 건물이다. 쌍둥이 건물 중 1곳은 5성급 하얏트호텔 750실, 나머지 1곳은 호텔레지던스 850실로 민간에 분양됐다. 

중국자본 녹지그룹과 함께 드림타워 사업을 추진한 롯데관광개발은 녹지 측의 지분을 넘겨 받아 드림타워를 운영해 오고 있으며, 롯데관광개발은 2020년 9월 본사를 제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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