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바람꽃 (Eranthis byunsanensis B.Y.Sun) -미나리아재비과-

입춘이 지나고 내일(2.19.)이면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우수(雨水)입니다. 추운 겨울이 가고 대지에 봄기운이 도는 시기입니다. 들판에는 벌써 세복수초가 올라오고 오늘 소개해 드릴 변산바람꽃도 하나 둘 피어나고 있습니다.

이 변산바람꽃은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11편에서 소개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변산바람꽃의 구조와 제주에서 만날 수 있는 바람꽃 종류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변산바람꽃을 사진으로는 많이 담아 보았으나 꽃이 너무 고와, 제가 직접 일러스트로 변산바람꽃을 그려 보았습니다.

사진=문성필 시민기자
사진=문성필 시민기자

지난주에 찾아가 만난 변산바람꽃 군락에는 한 줄기에 꽃이 두 개인 변산바람꽃을 만나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어찌나 앙증맞고 귀엽던지 눈 맞춤 하려고 한참을 담았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사진=문성필 시민기자
사진=문성필 시민기자

변산바람꽃의 속명인 Eranthis은 봄꽃이라는 뜻이라고 하고, byunsanensis는 처음 발견지인 변산반도를 뜻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변산바람꽃의 꽃의 구조를 살펴 보겠습니다. 하얀 꽃받침 안에 깔때기 모양을 한 꽃잎이 있고, 그 안으로 수술과 암술이 발달해 있습니다.

사진=문성필 시민기자
변산바람꽃의 꽃 구조 / 사진=문성필 시민기자

꽃잎처럼 보이는 하얀 다섯 장은 사실 꽃받침이고, 꽃술 주변을 둘러싼 깔때기 모양이 바로 꽃잎입니다.

이러한 변산바람꽃은 하얀 꽃받침이 4장~10장까지 변이를 보이기도 합니다. 겹꽃 형태로 또는 한 줄기에 두 개의 꽃을 가진 일명, 쌍두의 변산바람꽃을 만나기도 하고, 녹색의 변산바람꽃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사진=문성필 시민기자
변산바람꽃 녹화 / 사진=문성필 시민기자

변산바람꽃은 바람꽃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변산바람꽃은 에란디스(Eranthis)속 식물입니다.

바람꽃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식물들은 대부분 아네모네(Anemone)속 식물들에게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바람꽃의 속명인 아네모네(Anemone)가 그리스어로 ‘바람의 딸’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제주에서는 이 변산바람꽃이 한창 꽃을 피웠다가 바람처럼 사라질 때 즈음, 근처에서 또 다른 바람꽃 종류가 피어나는데 바로 꿩의바람꽃입니다.

잎은 하나의 줄기에서 세갈래로 갈라지며 꽃은 하나의 줄기에서 하나의 꽃대를 밀어 올려 피어납니다. 꽃잎은 없고 꽃받침이 꽃잎처럼 보입니다.

사진=문성필 시민기자
꿩의바람꽃 / 사진=문성필 시민기자

꿩의바람꽃 다음으로 바톤을 이어받는 바람꽃은 남바람꽃입니다. 변산바람꽃이 입춘에서 우수 절기에 핀다면, 남바람꽃은 24절기의 하나인 ‘곡우’(4월 20일) 즈음에 핍니다. 제주의 고사리철에 피어난다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2006년 제주도 중산간 일대 목장에서 발견되어 미기록종으로 발표됐고, 국내에서는 전남,경남의 일부 지역에서도 자생한다고 하는 식물입니다.

사진=문성필 시민기자
남바람꽃 / 사진=문성필 시민기자

그리고 4월이 지나 5월로 접어들면 제주에서 마지막으로 피는 세바람꽃이 피어납니다. 세바람꽃은 높은 산 숲속에 자라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 풀꽃입니다. 일본, 대만, 중국에도 분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한라산에서만 자라는 풀꽃입니다. 키는 다 크면 20cm 정도 되고 여러 개의 줄기가 비스듬히 서거나 옆으로 누워서 자라며 땅속줄기가 있어 옆으로 뻗어갑니다. 제주에서 자라는 바람꽃 종류중에서는 가장 늦게 피고 마지막 주자인 셈입니다.

사진=문성필 시민기자
세바람꽃 / 사진=문성필 시민기자

요즘 들어 봄비가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봄비를 맞고 새순이 올라오듯 아주 작은 야생화들이 앞다투어 피어나는 시기입니다. 변산바람꽃처럼 잠깐 화려하게 피어났다가 봄을 알려주고 사라지는 것이 아쉬웠던 까닭일까요?

변산바람꽃의 꽃말이 ‘덧없는 사랑’ 이라고 합니다. 사라지고 아쉬움이 남을까 변산바람꽃 세밀화를 <제주의소리> 독자분들께 남겨 놓습니다.

사진=문성필 시민기자
사진=문성필 시민기자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