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전 대비 공급편수 되레 늘어
정상운임에 ‘화들짝’ 항공사 할인폭 줄여

최근 치솟는 제주 항공권 가격에 공급석 축소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정작 항공사의 공급 물량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토교통부의 제주공항 항공수송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노선에 투입된 국내선 항공편은 17만1754편으로 공급석은 3315만3946석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운항편수 15만7830편과 비교해 8% 가량 항공기가 제주에 더 투입됐다. 공급석도 3100만2158석 대비 215만석이나 늘었다.

1일 기준으로 2019년 제주공항 활주로를 뜨고 내린 항공기는 432편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72편이 이착륙을 반복했다.

이용객도 2019년 2828만8099명에서 지난해에는 2948만5873명으로 증가했다. 수요 대비 공급석이 더 많아 탑승률은 91.3%에서 88.9%로 오히려 내려갔다.

2019년 각 항공사는 집중된 항공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선호 시간대 항공기 요금 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 저비용 항공사도 줄줄이 항공료 인상에 나서던 시기였다.

반면 코로나19가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해외여행이 험난해졌다. 국제선 운항이 사실상 자취를 감추면서 응축된 여행 수요가 제주로 몰리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제주 기점 국내선 공급석이 2643만9137석으로 줄었지만 이듬해에는 3109만7152석으로 평년 수준을 곧바로 회복했다.

올해 1월 기준 항공기 운항편수도 국내선 기준 8만848석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7만9209석과 비교해 오히려 늘었다.

공급석 증가에도 불구하고 항공기 요금에 대한 불만이 커진 이유는 각 항공사가 할인 폭을 줄였기 때문이다. 

현행 항공사업법 제14조(항공운송사업 운임 및 요금의 인가 등)에 따라 국내항공운송사업자는 20일 전 예고만 하면 자유롭게 여객 또는 화물의 운임 및 요금을 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2023년 2월 기준 대한항공의 제주~김포 노선 정상운임은 주중 선호 10만3200원, 주말 선호 11만7200원, 성수기 13만4200원이다. 프레스티지석은 성수기 기준 19만4200원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제주~김포노선 정상운임이 주중은 7만원, 주말은 8만원, 성수기는 10만6500원이다. 양 항공사 모두 공항시설 사용료와 유류할증료는 별도 부담해야 한다.

국내선은 저비용항공사의 등장과 함께 할인정책을 통한 탑승객 유치 경쟁이 일반화 됐다. 최근 할인 폭이 줄면서 정상운임에 가까운 요금으로 인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예약난이 심하지 않은 3월 항공편을 2만~3만원대에 판매하는 항공사도 있다. 이 역시 수요에 공급에 따라 항공사가 실시간으로 할인 폭을 조정하면서 공급석을 채우는 영업 전략이다.

공급석 부족 논쟁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제주항공은 오늘(21일)부터 3월25일까지 제주 노선에 111편을 증편하기로 했다. 에어부산도 같은 기간 108편을 임시 증편한다.

각 항공사의 제주 노선 증편으로 요금까지 낮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항공사별로 정상운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할인 폭은 여전히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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