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56) half

half [hæf, hɑːf] n. 반, 절반
반착만 줍써?
(반만 주세요?)


half는 원래(originally) “자르다/구분하다(=to cut/to divide)”라는 뜻이었다. 그러다가 “나누어진 것(=something divided)”이나 “쪽이나 부분(=side, part)”을 뜻하는 말로 사용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말에서의 ‘반(半)’이란 말이 그렇듯 영어에서도 half가 때론 긍정적으로(positively) 때론 부정적으로(negatively) 쓰인다는 점이다. 그 실례로 ‘Well begun is half done(시작이 반이다)’, You can see with half an eye(슬쩍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 등에서는 긍정적 의미로 쓰이고 있지만, ‘You don’t know the half of it(너는 그것을 반도 모르고 있다)’, ‘do things by hɑlves(일을 대충대충 하다)’ 등에서는 부정적 의미로 쓰이고 있다.

맛있게 많이 먹자는 ‘먹방’이 대세인 가운데서도 건강을 위해 적게 먹자는 ‘소식(eating a little bit) 유튜브’가 여기저기서 등장하더니, 이제는 소식좌(적게 먹는 사람)를 위한 ‘반인분(half a serving)’ 시대가 열리고 있다. 최근 들어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면서 음식의 양(quantity)과 가격(price)을 한꺼번에 줄인 반인분 짜장면, 반인분 떡볶기, 반인분 도시락(packed lunch) 등이 줄지어(back to back) 나오고 있는 것이다.

 ‘소식’ 트랜드에 담긴 이러한 합리성(rationality)과 효율성(efficacy) 추구는 음식뿐만 아니라 전체 소비문화(cosumption culture)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픽사베이
‘소식’ 트랜드에 담긴 이러한 합리성(rationality)과 효율성(efficacy) 추구는 음식뿐만 아니라 전체 소비문화(cosumption culture)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픽사베이

우선은 물가가 많이 올라서(the price has gone up really high) 그런 트랜드(trend)가 나타나는 것 같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1인 가구(one person household), 혼밥족(solo diner)이 늘고 있다는 점, 음식 쓰레기(food waste)를 줄이자는 친환경적 소비 성향(eco-friendly consumption propensity)이 늘고 있다는 점, 특히 노화(ageing)가 시작되는 40세가 넘으면 몸에서 분비되는 소화액(digestive fluid)이 줄어 과다열량 섭취 시(in case of excessive calorie intake)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건강상의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소식을 하더라도 필수 영양소(essential nutrients)는 신경을 써서 챙겨야 한다. 소식을 해도 제대로 해야만 소탐대실(incurring a great loss by pursuing a small profit)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욕구의 충족(satisfaction of needs)을 지향하며 내 맘대로 돈을 쓰는 시대에서 절제의 미덕(virtue of moderation)을 지향하며 내 몸을 위해 현명하게 돈을 쓰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소식’ 트랜드에 담긴 이러한 합리성(rationality)과 효율성(efficacy) 추구는 음식뿐만 아니라 전체 소비문화(cosumption culture)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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