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창간 19주년] 오피니언 리더 설문조사
2021년 여론조사로 충분 vs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제주 최대 현안인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생각은 여전히 첨예했다. 국책사업에 대한 도민 의견수렴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제주의소리]는 창간 19주년을 맞아 지난 2월 20일부터 24일까지 도내 오피니언 리더 164명(명단 관련기사 참조)을 대상으로 제주 제2공항 추진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2015년 11월10일 박근혜 정부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예정지로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를 전격 발표하면서 찬성과 반대측이 맞서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이 잇따라 출범하고 2018년에는 제주도청 앞 천막농성에 돌입하면서 시민사회단체가 결집했다. 

이에 맞서 ‘제주 제2공항 성산읍 추진위원회’도 단체 행동에 나섰다. 곧이어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설명회’가 열렸지만 찬반이 갈리면서 결국 파행을 겪었다.

2021년 제주도와 도의회의 합의로 제주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를 진행했지만 당시 원희룡 도지사가 제2공항의 정상적인 추진 의견을 정부에 제출하면서 갈등이 극에 달했다.

후보지 발표 후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제2공항은 여전히 도민들이 맞닥뜨린 핵심 현안 중 하나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성산읍 제2공항 추진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57.3%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34.8%였다. 나머지 7.9%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제주의소리]가 지난해 1월 오피니언 리더 1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 현안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는 50.5%가 ‘현 제주공항 구조 개선 및 확장’을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꼽았다.

‘현 공항을 유지하면서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은 38.0%, ‘현 공항을 유지하면서 정석비행장을 활용하자’는 의견은 9.0%였다.

지난해와 달리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식비행장 활용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윤 대통령이 제2공항의 조속한 추진을 강조하면서 관련 절차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관련 정보를 제주도에 제공하지 않는 이른바 ‘패싱’ 논란이 일면서 도민들 사이에서는 자기결정권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제2공항 건립사업에 대한 후속 절차에 대해서도 물었다. 향후 도민 의견 수렴 과정에서 어떤 방식을 선호하는지를 질문했다.

그 결과 ‘2021년 제주도-도의회-국토부가 합의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로 충분하다’는 응답이 36.0%였다. ‘주민투표로 걸정해야 하다’는 의견도 35.4%로 팽팽했다.

당시 도민들을 대상으로 한 2개 여론조사에서는 반대 의견이 우세했지만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주민들을 표본으로 한 조사에서는 찬성 의견이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다른 의견 수렴 방식인 ‘공론조사로 결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19.5%, ‘중앙정부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응답은 9.1%로 도민들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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