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57) noise

noise [nɔiz] n. 소음
영헌 소음, 졍헌 소음
(이런 소음, 저런 소음) 

귀에 들리는 소리가 컬러소음이든 백색소음이든 상관없이,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익숙한 소리와 익숙하지 않은 소리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사진=픽사베이
귀에 들리는 소리가 컬러소음이든 백색소음이든 상관없이,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익숙한 소리와 익숙하지 않은 소리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사진=픽사베이

noise는 13세기만 하더라도 “악기를 통해 나는 소리(sound of a musical instrument)”를 뜻하였다, 14세기부터야 주로 “시끄럽고 듣기 싫은 소리(a loud and disagreeable sound)”를 뜻하는 말로 쓰이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noise의 어원(origin)은 불확실하다(uncertain). “싫증(disgust)”, “성가심(annoyance)” 등을 뜻하는 라틴어 nausea에서 왔다는 설도 있고, “기분을 상하게 함(hurting)”, “감정을 해치게 함(injury or damage)” 등을 뜻하는 라틴어 noxia에서 왔다는 설도 있지만 모두가 추정(presumption)에 불과하다. 

사실, 우리가 늘 접하는 이러한 소음에는 두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컬러소음(colorful noise)으로 우리가 흔히 소음이라고 부르는 잡음(din)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컬러소음을 지속적으로 듣게 될 때 짜증(irritation)을 느끼게 된다. ​또 다른 하나는 백색소음(white noise)이다. 백색소음은 일상적으로 듣는 넓은 음폭의 잡음을 말하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들리는 이런 백색소음을 지속적으로 들으면서 안정감(sense of stability)을 느끼게 된다.

이 ‘백색소음’은 ‘백색광(white light)’에서 유래된 말이다. 백색광이란 흔히 말하는 ‘햇빛’인데, 그저 빛이 하얗게 보이기 때문에 백색광이라 부르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태양에서 나오는 햇빛에는 갖가지 색의 빛뿐만 아니라 자외선(ultraviolet rays), 적외선(infrared rays)까지 섞여 있다. 이 빛이 흰색의 물체에 부딪히면 모든 색이 다 반사(reflection)되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하얀 물체로 보이게 되고, 그런 색을 다 흡수해버리면 검은 물체로 보이는 것이다. 백색소음에서의 백색도 그렇다. 거기에는 "하얗다"뿐 아니라 "여러 가지가 섞인(all mixed up)"의 의미가 담겨있다. 백색소음도 실제로는 차가 지나가는 소리, 바람이 부는 소리, 사람들이 지나가는 소리 등 온갖 소리가 서로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마구 섞인 소리인 것이다. 

백색소음을 들으면서 안정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 소리의 "일정함(constancy)"과 "익숙함(familiarity)" 때문이다. 모든 생물은 태어날 때부터 접했던 환경에 익숙하게 반응(response)하는데, 소리도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들어왔던 것에 더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보통 백색소음의 주파수(frequency)는 20Hz~20kHz 정도가 된다. 이를 '가청범위(audible range)'라고도 하는데, 쉽게 말하자면 "귀에 들리는 모든 소리"이기도 하고 “가만히 있어도 들리는 소리”이기도 하다. 음악을 듣고 있어야만 공부가 잘된다는 학생에겐 그 음악이 컬러소음이 아니라 백색소음이 되고 있는 셈이다.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층간소음(noise between floors)에서도 개인마다의 심리적인(psychological) 면이 크게 작용한다. 나에게 익숙한 소리가 남에겐 익숙하지 않은 소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층간소음으로 고통을 겪는 피해자들은 정신건강의학과 약물 복용조차 그다지 효과가 없다고 할 정도이고, 수시로 소화불량(indigestion)이나 두통(headache)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전에 없던 귀울림 증상까지 얻게 되는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귀에 들리는 소리가 컬러소음이든 백색소음이든 상관없이,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익숙한 소리와 익숙하지 않은 소리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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