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미-일 순방 등 국정업무로 불참"..."尹 참석" 도민사회 기대 무너져

제주도민사회의 기대감을 키웠던 윤석열 대통령의 제75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 참석이 최종 불발됐다.

15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3일 윤 대통령이 제75주년 4.3추념식에 참석할 수 없음을 구두로 통보했다.

정부는 최근 일본과의 관계와 미국 방문 일정 등이 3~4월에 집중됨에 따라 국정 업무 일정으로 인해 대통령의 4.3추념식 참석이 불가하다는 뜻을 전해왔다.

올해 추념식에는 윤 대통령을 대신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의 불참 통보로, 보수정권 최초의 대통령 참석에 대한 도민사회의 기대감 역시 무너졌다.

4.3희생자유족회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이 4.3추념식에 꼭 참석해 4.3의 간절한 봄을 또 다시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에 참석하기는 했지만, 취임 후 첫 추념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추념식 참석을 거듭 요청해 왔다.

2003년 조성된 4.3평화공원에서 첫 위령제가 열린 후 추념식을 방문한 보수정권 대통령은 지금껏 없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제74주년 4.3추념식에 참석하긴 했지만, 당시는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다.

4.3추념식은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처음으로 참석해 국가폭력에 대해 사과하며 전기를 이뤘지만,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9년 2개월 동안엔 사실상 방임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중 세 차례나 4.3추념식에 참석하며 4.3의 완전한 해결에 진전을 보였다. 윤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인 지난해 2월 4.3평화공원을 참배하며 추념식 참석 요청에 긍정적으로 답변했지만, 취임 후 처음 맞이한 올해 추념식 참석은 건너뛰게 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대통령의 참석이 무산됐을 뿐, 국가추념일로 치러지는 4.3희생자 추념식 준비에 철저를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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