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논평 발표...교육청 “AS는 가급적 학생-업체 간 진행, 서류는 임시 보관”

올해 제주 중학교 1학년들에게 노트북이 지급된 가운데, '교육감 약속'과 달리 일선 교사들이 노트북 관리에 참여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교육청은 "관련 서류는 올해만 학교에서 보관하고 이후에는 교육청이 관리할 예정이다. 노트북 AS는 가급적 학생과 수리 업체 간 직접 진행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지부장 현경윤, 전교조 제주)는 17일 논평을 발표하고 “제주도교육청은 중학교 1학년 노트북 지급과 관련해 상호신뢰의 원칙에 의한 정책 집행 방안과 관련 매뉴얼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중학생 스마트 기기 지원은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에게 노트북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김광수 교육감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3월 6일부터 17일까지 지급한다는 계획이며, 배포하는 노트북 개수는 6867대다.

전교조 제주에 따르면, 전교조 제주와 도교육청은 지난해 11월 7일 ‘중학생(신입생) 스마트 기기 지원 사업과 관련해 학교에 업무가 늘어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업무 관련 정책을 체결했다.

올해 2월 21일 전교조 제주 집행부와 교육감은 상견례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교육감은 “노트북 지급과 관련해 업체에서 노트북 지급, 관리 등 모든 업무를 전담하도록 하며, 동의서 업무처리 또한 행정 부서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해 노트북 지급과 관련한 어떠한 업무도 교사에게 부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약속은 지켜지지 않는 분위기라는 게 전교조 제주의 설명이다.

전교조 제주는 논평에서 “최근 제주 도내 중학교 업무 진행 상황을 조사한 결과, 노트북 지급 관련해 업체에서 처리하도록 하겠다는 교육감의 발언과는 무관하게 해당 업체에서는 노트북을 학교에 납품만 한 체, 배부와 관리는 상당 부분 학교에서 전적으로 선생님이 처리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심지어 노트북 지급을 홍보하기 위해 교육감이 직접 학생들에게 노트북을 나눠줬던 중앙중학교 또한 관련 업무는 선생님들의 몫이라는 소식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말하는 노트북 관련 업무는 ▲수령 동의서 ▲관리대장 ▲이용 관련 교육 ▲노트북 AS 관리 등이다.

전교조 제주는 “정책협의회에서 양측 대표가 사인하고, 상견례 자리에서도 약속했던 사안에 대해 이렇게 헌신짝 뒤집듯 한다면 어떻게 교육청을 믿고 신뢰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교육청과 김광수 교육감을 겨냥했다.

더불어 “학년초 학생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진단 활동에 여념이 없는 교사에게 노트북 관리라는 업무를 맡겨 교사 본연의 교육활동에 소홀하게 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며 “제주도교육청은 정책의 신뢰를 회복하고,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교육청은 서류는 부득이하게 학교에서 임시 보관하며, AS는 가급적 교사를 거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제주도교육청 창의정보과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수령 동의서와 관리대장은 최초 노트북을 지급할 때 작성하는데, 1년이 지나면 일괄 교육청이 수합해 서류들을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노트북 배포와 함께 학교마다 AS 보관함을 설치했다. 학생이 보관함에 노트북을 넣고 잠그면, 업체가 학교 보관함에서 수리 대상 기기를 찾아 수리하고, 다시 보관함이나 학생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라며 "서류 관리부터 이런 과정들이 지금 교육 현장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AS는 되도록 업체와 학생이 직접 해결하는 방식으로 만들겠다. 아울러 개선이 필요한 점이 확인되면 조속히 수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논평 전문]

도교육청은 중1 노트북 지급과 관련하여 상호신뢰의 원칙에 의한 정책 집행 방안과 관련 매뉴얼을 마련하라!

○ 제주도교육청은 김광수교육감의 10대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중학생 스마트 기기 지원’ 사업으로 2023년 올해 3월 6일부터 17일까지 도내 모든 중학교 1학년 학생 중 희망하는 학생에게 노트북을 지급하는 중이다. 그리고 그 첫 번째 학교인 중앙중학교에서는 직접 노트북을 전달하는 행사를 하기도 하였다.

○ 2022년 11월 7일 전교조제주지부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간에 체결한 정책에 따르면 <2항 교원 업무 관련의 건>에서 <도교육청은 “중학생(신입생) 스마트 기기 지원 사업” 관련하여 학교에 업무가 늘어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 또한 지난 2023년 2월 21일 실시한 전교조제주지부 집행부와 교육감 상견례 자리에서 교육감은 중학교 1학년 노트북 지급과 관련하여 업체에서 노트북 지급, 관리 등 모든 업무를 전담하도록 하며, 동의서 업무처리 또한 행정 부서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여 노트북 지급과 관련한 어떠한 업무도 교사에게 부과하지 않도록 공언했다. 이는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풍토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말이라 판단했고, 제주 도내 중학교 선생님께 이와 관련한 교육감의 발언을 소개했다.

○ 하지만 최근 제주 도내 중학교 업무 진행 상황을 조사한 결과 노트북 지급 관련하여 업체에서 처리하도록 하겠다는 교육감의 발언과는 무관하게 해당 업체에서는 노트북을 학교에 납품만 한 체, 배부와 관리는 상당 부분 학교에서 전적으로 선생님이 처리하고 있었다. 심지어 노트북 지급을 홍보하기 위해 교육감이 직접 학생들에게 노트북을 나눠줬던 중앙중학교 또한 관련 업무는 선생님들의 몫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 교육 정책에 있어 교육 주체(학생, 학부모, 교사)간 신뢰는 어떤 것보다 우선하는 핵심적인 가치이다. 정책협의회에서 양측 대표가 사인하고, 상견례 자리에서도 약속했던 사안에 대해 이렇게 헌신짝 뒤집듯 한다면 어떻게 교육청을 믿고 신뢰할 수 있단 말인가? 학교 교육 목적은 민주시민의 자질을 키우는 데 있으며 민주시민의 양성은 신뢰에 바탕을 둔 인권 존중에서 비롯한다. 

○ 지난 10일에 발표한 2023년 2월 광역자치단체장 평가에 따르면 김광수교육감은 전국 교육감 중에서 긍정 평가 1위를 차지하였다. 이는 제주교육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모습이며 환영할 만 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공개석상에서 맺은 약속이 헌신짝처럼 뒤집어진다면 긍정 평가 1위와는 별개로 제주교육은 상호비방과 불신의 늪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제주교육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 제주도교육청 계획에 따르면 당장 오늘 3월 17일에 모든 노트북 보급이 완료된다. 하지만 노트북 관리를 비롯한 많은 실제 운영 과제가 남아있다. 학년초 학생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진단 활동에 여념이 없는 교사에게 노트북 관리라는 업무를 맡겨 교사 본연의 교육활동에 소홀하게 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정책의 신뢰를 회복하고,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길 바란다. 

※ 노트북 관련 업무 : 동의서 및 관리대장을 위한 연락처 작성과 관련 교육, 노트북 A/S 등 문제가 생긴 경우 노트북을 학교로 가져오면 교사가 업체에 연락함(업체와 직접 해결하는 방식이 아닌 학교가 중간 매개체가 되는 방식임) 등

※ 노트북 활용 효과 : 노트북을 가정에 두게 되어 활용이 어려움. 그렇다고 노트북을 학교에 두게 되면 관리(대여 성격이긴 하지만 개인 물품)가 어렵고, 현재 학교에는 수업중 휴대폰이나 노트북 상시 사용과 관련하여 매뉴얼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교육활동에 실제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임.

2023. 3. 17.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