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60) language

language [lǽŋgwidʒ] n. 언어, 말
또난 언어를 베운다는 것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것)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사는 곳을 떠나 다른 지방이나 나라로 여행을 하는 것과도 같다. / 사진=픽사베이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사는 곳을 떠나 다른 지방이나 나라로 여행을 하는 것과도 같다. / 사진=픽사베이

language의 어원적 의미는 “혀(=tongue)”이다. 폐(lung)에서 나오는 공기의 흐름(air flow)을 혀로 적절히 통제함으로써 우리가 하는 말의 모음(vowel)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대개는 이러한 언어를 “말을 하는 도구”로만 생각하지만, 그보다 앞서 언어는 “생각을 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언어를 가지고 생각을 하며, 언어를 통해 세상을 본다는 것이다.

Language is not simply a reporting device for experience but a defining framework for it.
(언어는 경험을 전하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경험을 규정하는 틀이기도 하다.)
-미국 언어인류학자 벤자민 워프(1897~1941)

유대인들은 2000년 넘도록 나라 없이 유랑 생활(wandering life)을 한 민족이다. 그들은, 언제든 살던 곳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기에 세계화(globalization) 시대가 도래하기 훨씬 전부터 세계를 무대로 삶을 개척했다. 다른 나라에서 터전을 잡는 데 가장 큰 장벽(barrier)은 언어였다. 어느 나라에서나 적응(adaptation)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했으므로, 유대인들은 외국어 교육(foreign language education)을 매우 중시했다. 그들에게 외국어는 생존(survival)과 직결된 문제였기에, 오늘날에도 대다수 유대인은 두세 개의 언어를 모국어(mother tongue)처럼 여기며,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은 적어도 3~4개 언어를 구사한다.

또한 여행을 유난히 좋아하는 유대인들은, 여행을 떠나기 전 아이에게 그 나라 언어를 몇 마디 가르친다. 그리고 아이가 그 나라 사람들과 직접 대화를 해보도록 독려한다. 이렇듯 유대인은 어릴 때부터 다양한 외국어와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무엇이든 직접 경험(firsthand experience)하며 배우는 것이 효율적(efficient)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양한 문화(diverse culture)를 가진 이들과 외국어로 대화하는 경험은 그들에게 세상에 대한 호기심(curiosity)과 열린 마음(open-mindedness)을 길러 주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대체로 외향적(out-going)이고, 일상에서 실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 않다. 또 누구에게나 다가가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는 그들의 성향(inclination)이 다양한 외국어를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유대인들이 언어를 대하는 태도에는, 현재 세계 언어정책(language policy)의 주요 이슈(issue)가 되고 있는 다언어주의(多言語主義)와 다중언어주의(多重言語主義)가 모두 담겨 있다. 다른 민족들의 언어를 각기 고유하고(proper) 독특한(unique) 언어로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다언어주의이고,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여러 나라의 언어를 배우면서 세계를 보는 안목을 넓힌다는 점에서 다중언어주의인 것이다.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사는 곳을 떠나 다른 지방이나 나라로 여행을 하는 것과도 같다. 여행을 떠나봐야 그 즐거움과 더불어 자기 집의 소중함을 알게 되듯이, 다른 언어를 배워봐야 우리의 언어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게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몸소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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