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붓순나무 (Illicium anisatum L.) -붓순나무과-

봄이 익어가면서 숲 속에서는 작은 야생화들과 일찍 꽃을 피우는 나무들의 협연이 한창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붓순나무는 꽃과 줄기, 잎에서 독특한 향기가 있는 나무로, 제주에서는 이 나무를 팔각낭이라고 부르는데 ‘낭’은 나무를 의미합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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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식물향명집 주해서인 <한국 식물 이름의 유래>에서는 ‘붓순’이라는 이름에 대해 설명합니다. ‘제주 방언을 채록한 것으로 제주 방언에서 붓은 붓(筆)이며 순은 순(筍)으로 그 뜻이 표준어와 일치한다. 즉, 붓순나무라는 이름은 새싹이 돋아나는 모양이 붓처럼 생긴 나무라는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새순이나 꽃이 개화하기 직전의 모습이 작은 붓을 닮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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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순나무는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자라는 늘푸른나무입니다. 열대와 난대에 걸쳐 분포하는 나무로, 우리나라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까지가 붓순나무가 자랄 수 있는 북방한계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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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있는 아파트의 화단에도 이 붓순나무 몇 그루가 심어져 있는데 꽃이 필 때마다 향기가 좋아, 근처를 지날 때면 진한 붓순나무의 향기가 전해져 오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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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는 이 붓순나무를 불단에 올리는 재료로 사용하였다고 하며, 일본에서는 ‘향목’이라고 하여 종교 의식에 사용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을이 되면서 붓순나무에 열매가 달리는데 8개의 날개를 가지고 있는 바람개비를 닮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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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는 초록색에서 빨갛게 변했다가 제주에서 부르는 팔각낭인 팔각형의 모습으로 익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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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순나무의 팔각형의 과피 ‘열매의 껍질’가 마르면 그 안에 있던 종자가 밖으로 '탁'하고 튀어 나갑니다.

이 종자에는 독성 물질이 있다고 하여 조심해야 한다는 도감 설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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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순나무의 종자는 광택이 있어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크기는 7~8mm 정도로 콩알보다 조금 큰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붓순나무 종자. ⓒ제주의소리
붓순나무 종자. ⓒ제주의소리

최근에는 이 붓순나무의 잎 추출물이 타미플루 주성분인 팔각회향 열매 추출물보다 항바이러스 효과가 4배나 많다는 연구 결과가 신문에 실리기도 하였습니다. 제주의 돌담을 배경으로 붓순나무의 모습을 일러스트로 그려 <제주의소리> 독자분들께 내려 놓으며 봄이 실린 붓순나무의 향기를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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