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4.3 취재·연구’ 한겨레 허호준 기자, 신간 <기나긴 침묵 밖으로> 발간

사진=알라딘
사진=알라딘

30여년 간 제주4.3의 진상을 쫓은 한겨레 허호준 기자가 신간 <4‧3, 19470301-19540921 ― 기나긴 침묵 밖으로>(혜화1117)를 최근 발표했다.

이 책은 통상 ‘4.3’으로 부르는 역사의 전후 과정을 상세히 다룰 뿐만 아니라, 살아남은 자들의 흔적·증언까지 한데 묶어 소개한다.

▲역사-그날로부터 2762일 ▲끝나지 않은 역사-그날 이후 오늘까지 ▲흔적1-올레길 위에 그날들 ▲미국-냉전의 렌즈 ▲떠난 사람들-4.3 디아스포라 ▲양과자 반대 운동-제주도 미군정과의 최초 대립 ▲목격자-최초의 순간, 거기 있던 사람들 ▲흔적2-정방폭포에 남은 수용소와 학살의 기억 ▲그날 그곳-1949년 1월 17일 북촌리 ▲흔적3-한라산 눈 위에 뿌려진 붉은 동백꽃 ▲대살-도피한 가족 대신 죽다 ▲여성들-침묵 넘어 세상 밖으로 ▲정명-우리 이름을 불러줄 자 누구인가 순으로 정리했다.

출판사는 책 소개에서 “어렴풋했던 4.3의 실체를 정확하게 담기 위해 4.3의 시대적 배경, 그 원인, 진행 과정을 정면으로 응시한다”면서 “4.3을 단지 제주 지역, 나아가 한반도에서 일어난 일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나아가 세계사 안에서 냉전 체제의 산물로 바라보는 인식의 확장 역시 이 책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자이자 연구자로서 저자가 지난 30여 년 동안 천착해온 4.3의 진실과 그 의미의 성취물이자 압축본이라 할 수 있으며, 이 책을 통해 이제야, 이제라도 우리는 4.3을 제대로 바라보는 창이며 동시에 매우 유용한 길잡이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부록으로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4.3 관련 연설문 전문과 제주4.3 주요 연보 등을 실었다.

저자 허호준은 1989년 기자가 된 뒤 운명적으로 4.3을 만난 이래, 30여 년 동안 4.3의 진실과 그 의미를 밝히는 데 천착해 왔다. 연구와 취재를 통해 4.3의 진실을 밝히고, 드러내는 데 대한 노력으로 제주4.3평화재단이 주는 제1회 4.3언론상 본상(2022)을 수상했다. 기자이자 연구자로 활동하며 폭넓게 해온 취재의 기록이 이 책의 바탕이 됐다.

지역사, 한국사의 범주를 넘어 4.3과 미국의 관계, 세계사 속에서의 4.3의 의미에 주목해 제주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스와 제주, 비극의 역사와 그 후>(2014), <4.3, 미국에 묻다>(2021) 등 꾸준한 저술 작업을 이어왔다. 

이밖에 <현대 사회와 제노사이드>(공동, 2005), <20세기의 대량 학살과 제노사이드>(공동, 2006) 등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제주4.3연구소가 펴낸 <무덤에서 살아나온 4.3 수형자들>(2002), <그늘 속의 4.3>(2009), <4.3과 여성>(전3권) 등 4.3 생존 희생자들의 육성을 담아낸 여러 구술집 작업에도 참여했다.

400쪽, 혜화1117, 2만3000원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