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지사 “이설 검토” 문화국장은 “잘 모르겠다”
문화관광위 “잘 쓰는 도서관 왜 이전?” 잇달아 지적

맨 왼쪽부터 이승아, 정민구, 양영식 의원. ⓒ제주의소리
맨 왼쪽부터 이승아, 정민구, 양영식 의원. ⓒ제주의소리

제주도 꿈바당어린이도서관 이설 문제가 도정질문에 이어 소관 상임위원회 안건 심사 과정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도정질문 답변을 통해 “도서관 이설 검토”라고 밝힌 반면, 담당 국장은 “이설 여부는 잘 모르겠다”고 미묘하게 차이를 보이며 혼선을 주고 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승아)는 18일 제415회 임시회 1차 회의를 개최, 지난 11일 진행된 도정질문에서 논란이 된 ‘꿈바당어린이도서관 이전’ 문제를 다시 캐물었다.

당시 오영훈 지사는 의원들의 도정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조직개편 과정에서 꿈바당어린이도서관도 문화정책과에서 한라도서관으로 소속이 변경됐고, 어린이도서관으로 통합 운영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이승아 위원장은 “그럼 꿈바당어린이도서관이 없어지고, (한라도서관 옆에) 어린이도서관이 신설되는 것이냐”라며 “아니면 꿈바당어린이도서관과 신설되는 어린이도서관이 양쪽 다 운영되는 것이냐”고 재차 정확한 입장을 물었다.

오영훈 지사는 “(꿈바당어린이도서관을) 이설하는 것으로 계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은 검토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확정되는 과정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설에 무게를 뒀다. 

18일 회의에서 문광위 의원들은 “꿈바당어린이도서관 이설 검토”라는 도지사 답변을 바탕으로 추가 질문을 이어갔다. 꿈바당어린이도서관을 한라도서관 옆에 새로 짓는지? 짓고 나면 부지는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의견이다. 그러나 오성률 국장의 답변은 다소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삼도1.2동)은 “꿈바당어린이도서관 신축이 확정됐냐”는 질문을 수 차례에 걸쳐 반복해서 물었다. 그러나 오성률 국장은 “한라도서관에 어린이용 시설이 부족한 것은 맞다”, “신축이든 확장이든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것(신축 여부)까지는 깊이 알지 못한다”, “(신축을) 보고 받은 바 없다”, “잘 모르겠다는 취지다”, “확정된 것 아니다”라고 도지사 답변보다 더욱 두루뭉수리하게 말을 돌렸다. 

결국 정민구 의원은 “그럼 오영훈 지사가 도정질문에서 거짓말을 했냐”고 따졌고, 오성률 국장은 “확인해보고 별도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갑)은 “꿈바당어린이도서관은 아이들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독서공간이자 놀이공간”이라며 “그런데 뜬금없이 한라도서관과 통합 이전한다고 하면 명분도 없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오영훈 도정에서 15분 도시를 추진하는데 15분 도시와도 역행하는 셈 아니냐. 도서관 수요가 늘어날 것을 대비한다면 꿈바당어린이도서관은 이대로 두고 한라도서관을 증축하면 된다. 왜 잘되는 공간을 굳이 없애고 시민들을 멀리 이동하게 만드냐”고 따져 물었다.

오성률 국장은 “향후 결정될 꿈바당어린이도서관 입장에 의원님 의견도 충분히 반영될 것”이라고 역시 확답을 피했다.

양영식 의원은 “꿈바당 이전 계획이 나오면 꼭 의회에 보고해달라. 완전히 결정된 다음에 말하지 말고 중간 단계에서 알려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이승아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오라동)도 “당초 오등봉 도시공원 개발사업에 어린이도서관 시설 계획이 없었고, 한라도서관 증축-리모델링만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도서관이 새로 생긴다는 소식이 나오니 의구심이 들기 마련”이라며 “지역주민들이 너무나 잘 이용하는 공간이 사라진다고 하니 양영식 의원의 지적은 당연하다. 향후 정책 결정을 할 때 이용하는 주민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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