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환 취항 100주년 기념 제주해녀 특별전 
일본 NPO법인 국제우호촉진회 주최
재일동포·오사카시민 현장서 큰 박수 

 

“한쪽 손에 테왁을 메고, 한쪽 손엔 비창을 들고 / 이어도 사나~ / 이어도 사나~ / 칠성판을 등에다 지고 / 한 길 두길 들어가보니 / 저승이 눈앞이로구나 / 이어도 사나~ / 이어도 사나~”

제주해녀들이 바다로 물질 나갈 때 거친 파도를 헤쳐나가기 위해 돛배의 노를 저으며 부르던 ‘이어도 사나’다. 애달픔과 흥겨움을 절묘하게 녹여낸 이 노래가 재일동포들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일본 오사카시 이쿠노구 모모다니의 5월 하늘에 큰 울림을 남겼다. 

100년 전 제주해녀들이 일본으로 출가 물질을 나갈 때 자신들의 몸을 실었던 제주와 오사카를 잇는 연락선 ‘군대환’ 취항 100주년을 기념하는 ‘양종훈 사진특별전-濟州海女(제주해녀)’이 다문화 시민공원으로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 3일 개장식을 가진 ‘이쿠노코 라이브 파크’에서 열렸다. 

지난 3일 개장한 ‘이쿠노코 라이브 파크’에서 열린 양종훈 교수의 제주해녀 사진전 개막식에 초청된 제주해녀 김계숙 씨(왼쪽)와 고송자 씨가 해녀들이 돛배를 타고 바다로 물질 나갈때 노를 젓는 노동요인 '이어도 사나'를 부르는 모습을 전통 물질 복장인 '물중이'를 입고 재현해 큰 박수를 받았다.  ⓒ제주의소리
지난 3일 개장한 ‘이쿠노코 라이브 파크’에서 열린 양종훈 교수의 제주해녀 사진전 개막식에 초청된 제주해녀 김계숙 씨(왼쪽)와 고송자 씨가 해녀들이 돛배를 타고 바다로 물질 나갈때 노를 젓는 노동요인 '이어도 사나'를 부르는 모습을 전통 물질 복장인 '물중이'를 입고 재현해 큰 박수를 받았다.  ⓒ제주의소리

폐교된 초등학교 교정과 교실 건물을 오사카시 이쿠노구가 예산을 투입해 다문화 시민공원으로 재개장한 공간에 20년 이상 제주해녀를 카메라로 천착해온 다큐사진가 양종훈 교수(상명대학교 대학원 디지털 이미지학과)의 제주해녀 사진들이 메인 공간을 장식했다. 

이날 개장식 부대행사로 진행된 다양한 문화공연의 백미는 단연 제주해녀의 노 젓는 소리인 ‘이어도 사나’였다. 제주해녀 김계숙 씨와 고송자 씨가 전통 물질 의상인 ‘물중이’를 입고 직접 무대에 올라 노랫가락과 춤사위로 객석의 재일동포는 물론 참석한 오사카시민들의 큰 박수를 선사 받았다. 

2016년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제주해녀는 이제 제주나 대한민국만이 아닌, 전 지구촌이 지켜내야 할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자, 오래된 우리의 미래라는 메시지가 이번 특별전에 담겼다.  

지난 3일 개막한 제주도-오사카 연락선 '군대환' 취항 100주년 기념 '양종훈-제주해녀 사진전' 왼쪽 두번째가 양종훈 다큐사진가. 사진전 개막식에는 이홍엽 오사카 부총영사, 김종희 한국걸스카우트 총재, 박호형 제주도의회 의원, 아키히로 수지하라 이쿠노구청장, 고태수 일본 NPO법인 국제우호촉진회 사무국장(제주IN 오사카센터장), 김계숙 제주특별자치도 해녀협회 부회장·고송자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제주의소리
지난 3일 개막한 제주도-오사카 연락선 '군대환' 취항 100주년 기념 '양종훈-제주해녀 사진전' 왼쪽 두번째가 양종훈 다큐사진가. 사진전 개막식에는 이홍엽 오사카 부총영사, 김종희 한국걸스카우트 총재, 박호형 제주도의회 의원, 아키히로 수지하라 이쿠노구청장, 고태수 일본 NPO법인 국제우호촉진회 사무국장(제주IN 오사카센터장), 김계숙 제주특별자치도 해녀협회 부회장·고송자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제주의소리
물질에 숙력된 상군 해녀는 10~15m의 바다에 들어가 약 2분 정도 숨을 참아가며 해산물을 채취한다. 바다 위로 나올땐 참았던 숨을 길게 내쉬며 휘파람 소리 같은 '숨비소리'를 낸다. ⓒ제주의소리
물질에 숙력된 상군 해녀는 10~15m의 바다에 들어가 약 2분 정도 숨을 참아가며 해산물을 채취한다. 바다 위로 나올땐 참았던 숨을 길게 내쉬며 휘파람 소리 같은 '숨비소리'를 낸다. ⓒ제주의소리

이날 해주해녀 사진전 개막식에는 이홍엽 오사카 부총영사, 김종희 한국걸스카우트 총재, 박호형 제주도의회 의원, 아키히로 수지하라 이쿠노구청장, 고태수 일본 NPO법인 국제우호촉진회 사무국장(제주IN 오사카센터장), 김계숙 제주특별자치도 해녀협회 부회장·고송자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양종훈 교수는 개막식에서 “100년 전 군대환에 몸을 싣고 이국만리에 와서 고향 제주에서 그랬던 것처럼 바당밭을 일구며 치열하고도 성실하게 살아온 제주해녀들의 근검함의 역사를 일본 현지에서 사진으로 다시 재현하게 된 점이 기쁘다”며 “특히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해녀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미국 등 해외에서의 특별전시를 더욱 확대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해녀의 출가 물질은 1895년 경상남도를 시작으로 1900년대 초부터는 더 많은 육지부는 물론, 일본 미야케지마를 시작으로 해외로의 출향 물질도 본격화 됐다. 1922년 제주와 오사카를 오가는 연락선 ‘군대환’이 취항하면서는 제주시, 구좌, 표선, 남원, 서귀포 등 각 마을별로 수십명씩 해녀들을 모집해 일본으로 대규모의 출향 물질을 떠나게 된다. 

한편, 이번 양종훈 제주해녀 특별전은 일본NPO법인 국제우호촉진회 주최, ㈔제주해녀문화예술연구협회와 상명대학교 디지털이미지연구소 주관으로 마련됐다. 제주특별자치도와 NH농협은행 제주본부, 제주메세나협회 후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해양경찰청, 서울제주균형발전시민연합회 협찬으로 개최됐다. 

제주해녀들은 등에 칠성판을 지고 물질을 한다고 말한다. 늘 죽음의 문턱 앞에서 힘든 물질을 하고 있음을 뜻한다. 양종훈 교수의 제주해녀 특별사진전에 온 어느 시민이 테왁망사리를 힘겹게 등에 지고 바다를 나오는 제주해녀의 사진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해녀들은 등에 칠성판을 지고 물질을 한다고 말한다. 늘 죽음의 문턱 앞에서 힘든 물질을 하고 있음을 뜻한다. 양종훈 교수의 제주해녀 특별사진전에 온 어느 시민이 테왁망사리를 힘겹게 등에 지고 바다를 나오는 제주해녀의 사진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제주의소리
양종훈 제주해녀 특별사진전 관람객들이 깊은 바닷속에서 물질하는 제주해녀 사진들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제주의소리
양종훈 제주해녀 특별사진전 관람객들이 깊은 바닷속에서 물질하는 제주해녀 사진들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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