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강풍으로 쓰러지고 오래돼 철거…내구성 강한 제품 재설치

지난 9일 제주시 수덕로에서는 간이중앙분리대 철거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제주시는 수덕로 간이중앙분리대를 철거한 뒤 도로포장이 끝나는 대로 재설치할 계획입니다. 지침에 따라 내구성이 강한 단독형 제품으로 설치할 예정이지만, 단독형 제품도 이전과 같은 플라스틱 재질로 파손이 빈번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제주의소리
지난 9일 제주시 수덕로에서는 간이중앙분리대 철거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제주시는 수덕로 간이중앙분리대를 철거한 뒤 도로포장이 끝나는 대로 재설치할 계획입니다. 지침에 따라 내구성이 강한 단독형 제품으로 설치할 예정이지만, 단독형 제품도 이전과 같은 플라스틱 재질로 파손이 빈번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독자와 함께하는 [독자의소리]입니다. 

제주도민 김경훈(가명) 씨는 지난 5월9일 아파트가 모여있는 제주시 노형동의 한 도로를 지나가다가 공사 작업자들이 중앙분리대를 철거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아직 멀쩡해 보이는 중앙분리대를 왜 철거하는지 궁금했던 경훈씨는 관계자에게 다가가 왜 철거하는지 물었고, 작업자는 “오래돼서 모두 철거한 뒤 교체할 예정”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부분적으로 파손된 부분만 교체하는 것도 아니고 멀쩡한 것들까지 모두 제거하는지 의문을 가진 경훈씨는 세금 낭비가 아닌지 알아봐달라며 [제주의소리]에 제보해왔습니다. 

취재 결과 해당 공사는 노형성당 앞부터 본죽사거리까지 이어지는 수덕로 무단횡단 금지시설 철거 및 재설치 사업이었습니다. 도로 전면 포장공사에 앞서 노후된 시설을 철거하기 위한 것입니다.

제주시는 수덕로의 도로가 내려앉거나 파손된 곳이 많아 재포장해달라는 민원이 자주 발생하자 도로 재포장 이전 무단횡단 금지시설을 철거, 포장 이후 재설치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간이중앙분리대로도 불리는 무단횡단 금지시설은 무단횡단이나 역주행에 따른 교통사고우려지역, 보행자가 많고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 등에 설치되는 도로안전시설물입니다.

철로 만들어진 기존 제품과 달리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져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설치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어 도내 도로 곳곳에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잦은 파손과 땜질식 처방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태풍이나 강한 바람이 불 때면 힘없이 쓰러지는 모습도 보였으며 가로보가 파손돼 차도로 튀어나오는 등 안전사고 우려도 따랐습니다. 

강한 바람에 누워버린 간이중앙분리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강한 바람에 누워버린 간이중앙분리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연결형 간이중앙분리대(사진 왼쪽)의 대안으로 꼽힌 단독형 간이중앙분리대(사진 오른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연결형 간이중앙분리대(사진 왼쪽)의 대안으로 꼽힌 단독형 간이중앙분리대(사진 오른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이 같은 문제가 계속되자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지침을 바탕으로 ‘제주특별자치도 도로안전시설물 설치 및 유지관리 지침’을 마련해 양 행정시와 읍면동에 내려보냈습니다.

제주도 지침에 따르면 무단횡단 금지시설은 노후나 강풍을 이유로 쓰러지거나 파손됐을 때, 기울어짐 현상이 발생했거나 무분별한 설치로 도시미관을 저해할 때는 철거하거나 재정비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때 재설치하는 제품은 지주와 가로보 연결재 단면이 타원형이거나 사각으로 만들어져 태풍이나 강풍이 불 때 줄줄이 넘어지는 연결형 제품 대신 내구성이 강한 단독형 제품을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또 쓰러짐, 파손, 기울어짐 등 이유로 재설치하거나 새롭게 설치할 경우, 50m 이상 길이로 설치할 경우에는 심의를 받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현장 인근에 설치된 단독형 제품도 일부 파손된 채 방치 중인 모습이 발견됐습니다. 결국 내구성이 강한 단독형 제품일지라도 설치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파손되는 등 문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제주시는 간이중앙분리대 설치구간 27.5km 중 8억1000여만 원을 들여 약 30%에 달하는 8.3km를 보수했습니다. 올해도 약 2억원을 투입해 간이중앙분리대를 유지, 관리할 계획입니다. 

무단횡단 등 보행자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효과가 큰 데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설치비용도 저렴하지만 계속해서 파손 등 문제가 불거지는 간이중앙분리대. 계속된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날 현장 인근에 설치된 단독형 제품도 일부 파손된 채 방치 중인 모습이 발견됐습니다. ⓒ제주의소리
이날 현장 인근에 설치된 단독형 제품도 일부 파손된 채 방치 중인 모습이 발견됐습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 도로안전시설물 설치 및 유지관리 지침’을 마련했습니다. 지침에 따르면 무단횡단 금지시설은 노후나 강풍을 이유로 쓰러지거나 파손됐을 때, 기울어짐 현상이 발생했거나 무분별한 설치로 도시미관을 저해할 때는 철거하거나 재정비할 수 있습니다. <br>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 도로안전시설물 설치 및 유지관리 지침’을 마련했습니다. 지침에 따르면 무단횡단 금지시설은 노후나 강풍을 이유로 쓰러지거나 파손됐을 때, 기울어짐 현상이 발생했거나 무분별한 설치로 도시미관을 저해할 때는 철거하거나 재정비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