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한라새둥지란(Nettia hypocastanoptica T.Hashim & Hatus) -난초과-

신록의 계절이라는 5월이 되면서, 숲 속에는 봄의 야생화들이 지고 난 자리에 초여름의 야생화들이 자리를 잡고 꽃을 피웁니다.

이번 주에는 한라산에서 발견되고 뿌리가 새의 둥지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한라새둥지란’을 소개해 드립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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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라새둥지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제주에서만 자생하는 식물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러다 전남의 일부 지역에서도 발견돼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한라새둥지란은 5월 초순부터 피어납니다. 직접 보면 마치 뒤틀려져 나온 뻥튀기 과자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고, 튀밥을 얹어 놓은 것 같은 아주 특이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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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과 식물들의 이름 중에는 땅속줄기의 모습에서 차용한 이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한라새둥지란을 비롯해 새우난초가 그렇고 감자난초, 방울난초, 손바닥난초가 그런 종류에 속하는 난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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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분포하는 난초과 식물 중에는 땅속에 뿌리내려 생육하는 지생란은 74.1%(한란 등 60종), 나무나 돌 위에서 생육하는 착생란은 14.1%(풍란 등 12종), 부엽토에서 자라는 부생란은 9.9%(한라새둥지란 등 8종), 물가에서 자라는 반수생란은 1.2%(잠라리난초 1종)라고 국립산림과학원은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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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새둥지란은 새둥지란속 식물입니다. 한라새둥지란 외에 제주에서 발견돼 2013년 한국식물분류학회지에 새로 발표된 아기쌍잎난초도 새둥지란속의 식물입니다.

그런데 아기쌍잎난초가 왜 새둥지란속에 속하는지 궁금해 조금 더 알아봤습니다. 새둥지란속은 광합성을 하지 않는 부생란과 광합성을 하는 자생란으로 구별됩니다. 한라새둥지란은 부생란에 속합니다. 아기쌍잎난초는 자생란에 속한다고 합니다.

아기쌍잎난초 / Neottia japonica (Blume) Szlach. ⓒ제주의소리
아기쌍잎난초 / Neottia japonica (Blume) Szlach. ⓒ제주의소리

국내 자생 난초과 식물 가운데 72%에 해당하는 난초과 식물들이 제주에 자생합니다. 제주도가 우리나라에서는 난초과 식물들의 보고인 셈입니다. 특히 제주도에 환경부 지정멸종위기야생식물 1급 식물의 67%, 2급 식물의 41%가 분포돼 있습니다. 

국가 지정 멸종위기야생식물의 중요한 서식지이자 생태계의 보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라새둥지란을 촬영하면서 다시 한 번 제주 식물들의 가치를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 소중한 기억을 <제주의소리> 독자 분들께 내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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