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75주년을 맞은 제주4‧3의 진실을 밝히는 문화예술 행사가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다. 

2023년 행사는 음악극(musical) ‘동백이 피는 날’과 전시인 ‘틀낭에 진실꽃 피어수다’ 2개의 행사로 기획됐다.

김재한 연출가와 김경택 작곡가가 의가투합해 제작한 ‘동백꽃 피는 날’은 4월 1일에 서귀포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올려 극찬을 받은 작품으로 제주(북촌)의 개발 과정에서 꽃이 피지 않는 동백나무 땅을 지키고자 하는 할망(할머니)의 사연을 음악극으로 표현했다.

동백(冬柏)은 제주4‧3 당시 희생된 제주 사람을 상징하는 꽃이며, 북촌리는 제주4‧3의 집단학살로 피해가 컸던 마을 중 하나로 현기영의 <순이삼촌>의 배경지이기도 하다. 제주4‧3 당시 불에 탄  동백나무 밑에는 당시의 희생자가 묻혀 있어 '꽃을 피우지 못하는 아픔'을 상징한다. 

과거 제주4‧3을 주제로 한 공연들이 죽음에 대한 접근이 많이 무거웠던 반면 '동백꽃 피는 날'은 익살스러운 웃음을 통해 제주4‧3을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음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수진, 주철희, 임재근, 박진우 4명의 작가가 결합한 ‘틀낭에 진실꽃 피어수다’는 미군정청(USAMGIK), 미군사고문단(KMAG), 극동군사령부(FEC), 연합군사령부(SCAP)가 작성한 기록 중 미국이 비밀에서 해제된 4‧3기록,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4‧3국정기록, 당시 언론 기록 등 20여 점을 통해 제주4‧3(여순10.19)의 진실에 접근한다. 

그리고 제주4‧3 당시 토벌대에 의해 초토화된 마을(잃어버린 마을)에서 민중의 주식인 보리(줄기)로 작품화한 보리아트 작품 80여 점 등 10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제주4‧3(여순10.19)의 진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됐다. 

‘틀낭’은 산딸나무의 제주어로,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자 제주4‧3유족들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제주에서 자란 틀낭을 기증했고, 봉하마을 대통령의 집에 유일하게 표지석이 있는 나무이다. 그리고 틀낭은 예수의 십자가로 사용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는 나무이다. 

올해는 대한민국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써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제주4‧3의 아픔에 대해 제주도민과 4‧3유족들에게 사과한 지 20년을 맞는 해라 그 의미가 크다.

2003년 10월 31일 노무현 대통령은 제주도를 방문해 제주도민과 유족들에게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써 과거 국가공권력의 잘못에 대해 유족과 도민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음악극(musical) ‘동백꽃 피는 날’은 5월 27일 오후 3시와 7시 2회에 걸쳐 공연하며, 유가족들은 무료로 초청한다. 전시회 ‘틀낭에 진실꽃 피어수다’는 5월 27일  오후 5시에 개막식을 하며 2주 동안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경기아트센터,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수원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족문제연구소 수원위원회, 보리아트연구소 등이 공동으로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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