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북초, 개교 116주년 '동문들과 함께하는 성안유람'

 

제주북초등학교총동창회가 지난 6월3일 개교 116주년을 기념하는 '동문들과 함께하는 성안유람' 행사를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쳤다.

한광문 총동문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제주북초등학교가 1907년에 개교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은 그보다 11년이 앞선 1896년”이라며 “제주 근대교육의 역사는 ‘일제’가 아닌 ‘조선’이 맞다”고 주장했다.

한 회장은 “1895년 ‘소학교’령이 칙령으로 발표되면서 1896년 제주를 포함한 전국의 38개 지방에서 소학교가 설치되었는데 당시 조선시대 관보에 보면 제주에는 ‘제주목공립소학교’가 설치됐고, 교사 전석규를 파견했다”며 “제주도교육청과 협업으로 ‘제주 근대 교육의 올바른 역사 찾기’를 통해 제주 근대 교육의 역사를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제주북초등학교를 출발하여 관덕정을 거쳐 칠성통과 동문로타리, 중앙로타리를 거쳐 다시 모교로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됐는데, 이 행사를 준비하고 해설을 맡은 66회 고봉수 동문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각자의 어린 시절 추억을 소환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거나 관심 밖에 있던 여러 가지 사실들을 알게 되었는데, 관덕정 4개의 대들보에 벽화가 있다는 사실이 동문들에게 새롭게 알려졌다. 

제주목관아를 복원하면서 관덕정의 상징인 분수대가 사라진 연유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는데. 원래 목관아가 있던 지반과 맞추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있었다.

성주청터와 전기통신 최초의 도입이야기, 미 방첩부대 터, 배부른 동산과 교통대 등이 설명과 함께 지금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랜 서점이 ‘우생당’이라고 알려줬다. 

갑자옥 이야기와 대한항공 매표소 자리, 추억의 대산 상회, 당시 칠성통 일대에서 성업했던 빵집, 라사, 양장점, 다방, 경양식집 등의 소담한 이야기에는 각자의 단골집을 떠 올려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도 했다.

제주도 최초의 언론사가 칠성통안에 있었다는 사실과 월광사 이야기, 제주 최초의 치과의원인 서북청년단 서측 건물, 서북청년단 터, 최익현 적거지, 제주 최초의 대중목욕탕인 일출목욕탕(칠성 목욕탕), 아리랑백화점 이야기, ‘백치 아다다’의 작가인 계용묵이 피난 시절을 보냈던 동백다방에 대한 스토리 텔링이 이어졌다. 

‘창심관’에 대한 여러 가지 사실이 알려졌는데, 창심관은 일본인이 운영하는 제주 최초의 영화관이었는데, 이 당시만 해도 무성영화 시대라 변사가 등장하여 화면 해설을 하는 방식이었는데, 이 곳에서 변사와 극단 공연단장으로 활동하던 이가 ‘김성택’으로 제주를 대표하는 가수 ‘혜은이’의 아버지이다. 

이난영은 약 2년간 제주도에서 생활했는데, 당시 제주도에는 아버지의 술과 불화를 참지 못해 먼저 목포에서 떠나 제주도에 온 어머니가 있었으며, 당시 어머니는 제주읍에서 극장을 하고 있던 한 일본인 가정집의 식모살이를 하고 있었다. 그 극장은 제주 최초의 극장으로 알려진 창심관이었다. 

그곳에서 이난영이 허드렛일을 하며 부르던 노래를 듣고 집주인에게 발탁되어 막간가수로 활동을 하게 되며, 오빠인 이봉룡은 영사기사로 일을 했다고 한다. 창심관은 제주에 위치한 까닭에 갑작스럽게 배가 올 수 없어 영화의 필름이 도착하지 못하게 되면 그곳에서 유랑극단이 펼쳐졌는데, 그 사이사이마다 이난영이 노래를 불렀던 것이다. 시대를 달리 하지만 대한민국을 대표 하는 가수들이 창심관과 인연이 있었다.

제중의원과 게업사령부정보과, 헌병대 터, 제주최초의 민간병원, 제주최초의 사진관과 항상 봉사활동에 충실했고 적십자사 총재를 지낸 박종실 하루방과 제주남양방송 사장, 대통령서리를 지낸 박충훈 등 그 일가의 이야기,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냉면집인 함흥면옥의 이야기 등 제주 원도심이 제주 역사의 살아 있는 기록임을 보여줬다.

제주북초등학교총동창회는 6년전부터 원도심을 중심으로 역삿길 탐방을 이어오고 있는데, 여러 고증과 채록을 통하여 자료를 준비하고 지도로 옮기는 노력을 해옴으로서 원도심 역삿길 탐방, 제주성안 탐방, 제주성안 4,3길 탐방 등의 길잡이 역할과 표준을 제공해 오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