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청소년 함께하는 토크콘서트, 평화통일 공감대 형성

9일 오후 제주사대부고 도서관에서 열린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 콘서트- 통일톡투유'. ⓒ제주의소리
9일 오후 제주사대부고 도서관에서 열린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 콘서트- 통일톡투유'. ⓒ제주의소리

유년시절부터 북한의 미사일 위협, 핵도발을 지켜봤던 청소년 세대에 있어 북한은 불편한 대상이었고, 통일은 허무맹랑한 단어였다. '통일은 언제쯤 될까?'라는 질문에 절반의 학생들은 "불가능하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편견을 벗겨내는 과정 속에서 통일은 더이상 막연한 과제가 아니었다. 학생들은 협박을 협력으로, 대결을 대화로, 교화를 교류로 바꿔가는 점진적인 통일의 모습을 상상하며 평화의 꿈을 이야기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하는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두번째 시간인 '평화공감 토크 콘서트- 통일 톡투유'가 9일 오후 2시20분 제주사대부고 강당에서 개최됐다.

제주사대부고 학생 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날 강연은 경기평화교육센터 이성주 교육국장과 김선아 교육위원이 나서 청소년들의 눈높이로 평화통일의 마음을 키우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목적으로 진행됐다.

9일 오후 제주사대부고 도서관에서 열린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 콘서트- 통일톡투유'. ⓒ제주의소리<br>
9일 오후 제주사대부고 도서관에서 열린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 콘서트- 통일톡투유'. ⓒ제주의소리
9일 오후 제주사대부고 도서관에서 열린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 콘서트- 통일톡투유'. ⓒ제주의소리<br>
9일 오후 제주사대부고 도서관에서 열린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 콘서트- 통일톡투유'. ⓒ제주의소리

이날 강의는 학생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통된 질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적어낸 후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강의 과정에서는 '통일은 나에게 OO이다', '남북이 분단되었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통일은 언제쯤 될까?', '통일 후 가장 걱정되는 것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이 제시됐고, 학생들은 저마다 품어왔던 통일에 대한 생각을 막힘 없이 풀어냈다.

첫번째 질문인 '통일은 나에게 OO이다'라는 질문에 참여 학생들은 △난제 △행복 △안전 △족쇄 △재결합 △손해 △두려움 △자석 등의 단어를 언급했다. 

'통일은 족쇄'라고 말한 한 학생은 "남북이 처음부터 분열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분열된 상태에서 후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소신을 전했다. '통일은 자석'이라고 풀어낸 또 다른 학생은 "겉으로 보기에 상황은 비슷하지만, N극과 S극 같이 서로를 밀어내고 있다"는 철학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남북이 분단됐다고 느끼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는 △북한관련 소식을 들을 때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의 핵 도발 시 △외국인 지인에게 '남한인지 북한인지' 질문을 받을 때 등의 답변이 나왔다.

이성주 국장은 "우리가 쉽게 오해하고 있는 것은 한국전쟁으로 분단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이미 광복 직후 38선이 그어졌고, 대한민국 정부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수립되면서 분단된 바 있다"며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원했던 분단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식민지에서 해방된 인도는 서파키스탄과 동파키스탄으로 나뉘었고, 각각 지금의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세 나라로 분리됐다. 이들은 자신들이 원했던 분리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통일을 하려 하지 않는다"고 전제했다. 

9일 오후 제주사대부고 도서관에서 열린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 콘서트- 통일톡투유'. ⓒ제주의소리<br>
9일 오후 제주사대부고 도서관에서 열린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 콘서트- 통일톡투유'. ⓒ제주의소리
  9일 오후 제주사대부고 도서관에서 열린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 콘서트- 통일톡투유'. ⓒ제주의소리<br>
  9일 오후 제주사대부고 도서관에서 열린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 콘서트- 통일톡투유'. ⓒ제주의소리

또 "유럽에서 강제로 나뉘어진 독일은 전쟁을 일으킨 가해자였기 때문에 쪼개진 것이었는데,  아시아에서는 정작 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가 쪼개졌다. 우린 분단을 '한 것'이 아니라 분단을 '당한 것'"이라며 통일에 대한 시각을 일깨웠다.

이어진 '통일은 언제쯤 이뤄질까'라는 질문에 학생들은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개중에는 '진심이 통할 때'라는 희망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다수의 학생들은 △최소 100년 후 △내가 죽은 후 △지구가 멸망한 뒤 △평생 안될 듯 등의 생각을 풀어냈다.

이에 대해 이 국장은 "사회과학적으로 '법적통일'을 마지막 단계라고 봤을 때 통일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결과가 아닌 과정을 본다면 통일은 점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시각을 전환했다.

그는 "남과북은 이미 공통된 통일방안을 갖고 있다. 연방에 대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한 2000년 6.15공동선언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남측이 추구하는 '연합제'와 북측이 추구하는 '연방제'가 궤를 같이 한다는 설명이다.

연합제는 1민족, 2국가, 2정부, 2체제, 연방제는 1민족, 1국가, 2정부, 2체제로 구성되는 모델이다. 연합제를 대표하는 모델은 각 국가가 별개로 존재하면서 지역과 관련한 중대한 현안이 있을때는 공통의 결정을 내리는 '유럽연합'이 있고, 연방제를 대표하는 모델은 잉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의 체제가 나뉘어졌지만 하나된 국가로 운영되는 '영국'의 사례가 있다.

이 국장은 "연합제와 연방제의 가장 큰 공통점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라며 "상대방에게 강요하지 않고 자유롭게 교류하며 서로 배워가는 구조"라고 이상적인 모형을 제시했다. 그는 "모든 체제가 결합하는 통일은 제가 죽을때까지 되기 힘들겠지만, 서로 협의의 폭을 넓혀가는 과정을 통일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새롭게 해석했다.

그러면서 "'대결'은 '대화', '협박'은 '협력', '교화'는 '교류' 등 글자 하나만 바꾸면 통일은 멀리 있지 않다. '통일이 되면 평양에 가서 냉면을 먹겠다'가 아닌 평소에 평양을 다니고, 기차를 타고, 평양냉면을 먹다보면 자연스럽게 통일이 되는 것"이라고 희망을 그려냈다.

9일 오후 제주사대부고 도서관에서 열린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 콘서트- 통일톡투유'. ⓒ제주의소리
9일 오후 제주사대부고 도서관에서 열린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 콘서트- 통일톡투유'.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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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제주사대부고 도서관에서 열린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 콘서트- 통일톡투유'. ⓒ제주의소리

'통일 후 가장 걱정되는 것'이라는 질문으로 떠올린 막연한 불안감에 대해서도 접근을 달리했다. 이 같은 질문에 참여 학생들은 △문화 차이 △사상 △언어 △일자리 △대통령 △차별과 갈등 △경제 수준 등으로 답변하며 경제의 차이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이 국장은 "모두 충분히 걱정할 수 있는 사안들이기 때문에 통일을 하더라도 천천히 하자는 것"이라며 "소개팅을 나가자마자 '결혼하자'고 하지 못할 것 아니냐. 만나서 대화도 하며 천천히 알아가는 것처럼 언어가 같은 남북은 충분한 교감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남과 북이 발생할 통일비용을 제일 처음 연구한 나라는 우리의 통일을 원하지 않았던 일본"이라며 "소련이 붕괴된 직후 한창 한반도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던 1994년 일본 장기신용은행이 제시한 통일세 논의는 통일공포증과 분단의 고착화를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통일비용은 쉽게 접근하면 돈을 빌려주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엄청난 통일비용이 들어갔던 독일의 사례와 다르다"며 "받는 것 없이 일방적으로 지원했던 서독-동독의 관계와 달리 어마어마한 지하자원을 지닌 북한과는 일방적 지원이 아닌 경제적 교류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국장은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편견을 가질 수 밖에 없지만, 누군가 찍어놓은 프레임 하나에 북한을 다르게 볼 수 있다"며 "편견을 깨기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다. 관심의 폭을 넓혀가며 생각의 크기를 넓혀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9일 오후 제주사대부고 도서관에서 열린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 콘서트- 통일톡투유'. ⓒ제주의소리
9일 오후 제주사대부고 도서관에서 열린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 콘서트- 통일톡투유'.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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