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과 제주 굿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는 색다른 전시가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열린다.

‘通;백남준과 제주, 굿판에서 만나다’ 기획전이 6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돌문화공원관리소에서 주최하고 돌문화공원관리소-갤러리 누보가 공동 주관하는 자리다. 여기에 백남준아트센터, 전남도립미술관, 백남준문화재단을 비롯해 ‘백남준의 손’으로 알려진 이정성 아트마스타 대표, 최재영 사진작가, 이경은 등이 함께했다.

전시 소개에 따르면, 이번 기획전은 평소 굿을 모든 예술의 원초적 뿌리이자 시원처로 여겼던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신기 넘치던 아방가르드 전자 무당’으로서의 예술 세계를 제주 굿과 접목시켜 재조명한다.

전시 작품은 총 100여점으로 다섯 가지 주제로 구분했다. ▲최재영 사진작가의 백남준 굿 퍼포먼스 사진 ▲백남준 영상 및 비디오 설치작품 ▲백남준 작품 가운데 오방색과 빛을 활용한 작품과 제주 굿 기메 ▲백남준 음악관련 작품 ▲백남준 평면드로잉 및 굿 사진 등이다.

최재영 작가의 사진은 1990년 백남준이 서울에서 그의 친구였던 요셉 보이스를 위해 펼쳤던 추모굿을 기록한 사진들이다. 뿐만 아니라 최초로 공개되는 영상도 전시에서 소개한다. 

전시 제목에 등장하는 ‘통(通)’은 ‘神通, 身通, 信通, 伸通, 新通’까지 다섯 가지 신통을 의미한다. 백남준이 제주 심방과 풀어내는 다섯 가지 굿판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 누보 송정희 대표는 “소통과 공감이 절실한 현대 사회에서 예술과 예술 아닌 것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죽은 자와 산 자가 통하며, 일상과 신성이 만나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련한 전시”라고 소개했다.

전경수 서울대 명예교수는 전시글에서 “소리와 형태가 비벼진 비디오아트의 창안자 백남준의 굿판이 제주에서 재현된다는 사실이 상당히 신선하고 충격적인 시도”라고 운을 떼며 “근대화의 궤적에서 미신으로 추방되던 신앙이 무속이라는 전통문화로 탈바꿈돼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에너지원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평했다. 

전시를 시작하는 15일에는 개막 행사로 백남준을 오마주하는 제주 굿 퍼포먼스 ‘붓시왕맞이’를 제주큰굿보존회 서순실 심방이 펼친다. 또 전시장에서는 백남준이 작곡한 음악을 김미나 피아니스트가 라이브로 연주한다. 참석자들은 소원지를 작성해서 심방에게 전할 수 있다. 

전시 기간 동안 백남준과 굿을 좀 더 깊이 알아갈 수 있도록, 백남준의 음악과 연계된 토크콘서트도 운영할 예정이다.

돌문화공원관리소는 “샤머니즘의 예술적 승화를 실현한 백남준의 예술을 설문대할망 신화를 품은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 기획전을 계기로 샤먼으로서의 백남준의 사진, 비디오 설치 작품, 평면작업, 영상, 굿 퍼포먼스와 제주 굿의 예술적 표현을 결합시켜 제주 굿의 지평을 세계로 확장하는 교두보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의
제주돌문화공원관리소 (064-710-7758)
누보 (064-727-7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