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농협 하나로마트 천일염 280포대 선착순 판매에 시민 수백여명 몰려

후쿠시마 오염수 때문에 일어난 '소금 대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예상되면서 천일염을 중심으로 '소금 사재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제주서도 소금을 사두기 위한 인파가 몰리며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일본이 지난 12일자로 오염수 방류 시운전을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는 천일염과 같은 장기 보관이 가능한 수산식품의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다.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 연안에 다다르면 천일염 등의 수산식품도 방사능에 오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중되면서다.

비 날씨 등의 요인으로 천일염 생산 작황이 악화된 것과 맞물려 소금을 미리 사두려는 소비심리가 겹치면서 전국적으로 '소금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9일 오전 제주시농협 하나로마트 본점에서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천일염을 구매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 ⓒ제주의소리
19일 오전 제주시농협 하나로마트 본점에서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천일염을 구매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 ⓒ제주의소리

제주시농협은 19일 하나로마트 본점을 통해 추가로 들이는 천일염을 선착순 판매했다. 입고된 천일염 20kg 들이 280포대를 선착순 280명에게만 판매한다는 내용으로, 마트 회원에게 사전 안내 문자를 보냈다.

별다른 안내 없이 매대에 올려놓으면 특정인이 사재기 할 우려에 따른 결정이었다.

시민들의 불안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이날 오전 5시 이전부터 이미 줄을 짓기 시작했고, 오전 6시를 전후로 150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약속된 시간인 오전 8시가 되기도 전에 280명의 대기자가 모여들자 마트 측은 미리 예약표를 배부했다. 휴대폰을 붙들고 지인들에게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부지런히 알리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19일 오전 제주시농협 하나로마트 본점에서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천일염을 구매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 ⓒ제주의소리<br>
19일 오전 제주시농협 하나로마트 본점에서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천일염을 구매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 ⓒ제주의소리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섰지만, 천일염을 사지 못한 시민들의 수만 어림잡아 200여명을 넘어섰다. 한 시간 이상 기다리고도 허탕을 친 이들도 있었다. 

현장에서는 마트 측의 운영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일부 시민들로 인해 잠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민 A씨는 "오염수 방류 불안감이 커지다보니 아침 일찍 소금을 사두기 위해 서두르게 됐다"며 "호들갑이라고도 얘기하지만 오염수가 방류된 이후가 어찌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니냐. 미리 대비해두자는 차원"이라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시민 B씨도 "벌써부터 주변에서 '오염수가 방류되는데 아직도 소금을 미리 사두지 않았느냐'라는 말을 듣다보니 괜히 불안해지더라. 안내 문자를 받고 주변인들에게도 알려 미리 소금을 사두게 됐다"고 말했다.

천일염 구매 대란은 전국적인 흐름과 맞물려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트 측 관계자는 "이번 추가 물량도 어렵게 확보된 것인데, 언제 다시 들일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보다 민원을 줄일 수 있는 차원에서의 판매 방법을 고민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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