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재단 주관, 6월부터 총 6개월 간 19편 상영
국내·외 다큐, 극 망라 … 김동만, 임흥순, 조성봉 등 감독 초청

제주4.3의 아픔과 진실을 알려온 영화들을 한데 모아 소개하는 뜻 깊은 영화제가 열린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고희범, 이하 재단)은 6월 30일(금)부터 11월 25일(토)까지 총 6개월 동안 ‘2023 4.3영화제’를 개최한다.

그동안 재단은 문화·학술연구 분야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최근 들어 유튜브, 넷플릭스 등 영상 매체가 다양하게 발전하면서 4.3 진상규명과 기억투쟁에 앞장선 ‘영화·영상’을 제대로 조명하기 위해 JDC의 지원을 받아 올해 첫 4.3영화제를 개최하게 됐다.

<2023 4.3영화제>는 ▲기억의 기록 ▲평화와 인권 ▲연대와 미래까지 세 가지 주제로 총 19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4.3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국가폭력을 고발하고, 저항과 평화 정신을 담은 국내·외 작품도 엄선했다.

‘기억의 기록’ 세션에서는 <잠들 수 없는 함성 4.3항쟁>(1995, 감독 김동만), <유언>(1999, 김동만),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 켄 로치)을 상영한다. 서북청년회와 경찰의 억압에 맞선 항쟁으로서의 4.3과 영국의 폭압에 저항한 1920년 아일랜드를 비교해볼 수 있다. 4.3 영상 작품을 다수 남긴 김동만 감독(현 제주한라대 방송영상학과 교수)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마련한다. 

여기에 1965년 인도네시아 대학살을 그린 다큐멘터리 <액트 오브 킬링>(2014, 조슈아 오펜하이머), 4.3 단편영화 <땅은 늙을 줄 모른다>(2022, 김지혜)와 <메이·제주·데이>(2022, 강희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진실을 밝히는 <김군>(2019, 강상우)도 함께 준비했다.

‘평화와 인권’ 세션에서는 <디어 평양>(2006), <굿바이, 평양>(2011), <수프와 이데올로기>(2022)를 상영한다. 세 작품 모두 2세대 재일교포 양영희 감독의 작품이다. 제주, 일본, 북한을 오가는 양영희 감독의 ‘디아스포라’ 가족사를 16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영상 세 편에 담았다. ‘양영희 3부작’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또한 4.3을 각각 노래, 토지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접근한 TV 다큐멘터리도 상영한다. <산, 들, 바다의 노래>(2014, 권혁태)와 제1회 4‧3언론상 대상을 수상한 <땅의 기억>(2021, 김용민·김용원·문수희)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을 웃음과 감동으로 비추는 <인생은 아름다워>(1999, 로베르토 베니니)도 묶어서 소개할 예정이다.

‘연대와 미래’ 세션은 <비념>(2013, 임흥순), <다음 인생>(2015, 임흥순), <‘곤도 하지메’의 증언 >(2023, 이케다 에리코), <레드헌트2>(1999, 조성봉),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2013, 오멸), <쉰들러리스트>(1994, 스티븐 스필버그)를 상영한다. 

<비념>과 <다음 인생>은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 은사자상에 빛나는 임흥순 감독만의 고유한 시선으로 4.3을 바라본다. <레드헌트2>는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과 미국에서도 상영되며 4.3을 알린 중요한 초기 영상 작품으로 손꼽힌다. 임흥순, 조성봉 감독과 각각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곤도 하지메’의 증언> 다큐는 태평양전쟁 참전 일본인의 실제 증언으로 일본군위안부를 비롯한 전쟁 범죄를 고발한다.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은 전국 관객 14만 명을 불러 모으며 4.3예술사의 한 획을 그은 상징적인 작품이다. 

이렇게 총 19편의 작품을 6월부터 11월까지 6개월 간 나눠서 상영한다. 매월 마지막주 금·토요일 이틀 동안 세 편에서 최대 네 편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상영관은 제주CGV이며, 8월에는 롯데시네마 서귀포점, 9월에는 인디스페이스(서울)에서도 진행한다.

특별히 ‘4.3과평화 영상공모전’ 당선작을 비롯한 청소년·학생들이 만든 짧은 영상들도 상영 전에 소개한다. 매월 감독 또는 특별손님을 초청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한다.

첫 순서인 6월은 6월 30일(금)과 7월 1일(토)에 열린다. 30일은 오후 6시 30분 제주CGV에서 개막식과 함께 <유언>, <잠들 수 없는 함성 4.3항쟁>을 상영한다. 진상 규명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4.3초기 다큐멘터리로 영화제를 시작한다.

김동만 감독과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도 준비돼 있다. 이정원 4.3영화제 집행위원이 진행한다. 7월 1일은 오후 2시부터 제주CGV에서 <유언>, <잠들 수 없는 함성 4.3항쟁>을 상영하고, 오후 4시부터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상영한다.

다음 7월을 포함한 나머지 일정과 변동 사항은 재단 누리집과 SNS를 통해 수시 공지한다. 관람료는 전체 무료이며, 사전 예약한 참석자를 위해 현장에서 특별한 굿즈(기념품)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고희범 재단 이사장은 “75년의 시간, ‘4.3영화’는 필사적으로 기억을 기록한 저항의 매체였고, 평화와 인권을 실현할 지혜를 모으는 민주적인 공론장이었다”며 “어제의 기억과, 오늘의 성취와, 내일의 희망이 살아 숨쉬는 영상 언어의 성찬을 행복하게 즐기시길 바란다”고 첫 4.3영화제에 대한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20일 열린 4.3영화제 기자간담회 현장. 왼쪽은 4.3영화제 이정원 집행위원장, 오른쪽은 4.3평화재단 장윤식 기념사업팀장. ⓒ제주의소리
20일 열린 4.3영화제 기자간담회 현장. 왼쪽은 4.3영화제 이정원 집행위원장, 오른쪽은 4.3평화재단 장윤식 기념사업팀장. ⓒ제주의소리

이정원 4.3영화제 집행위원장은 20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비정기적으로 4.3 영화, 영상 작품을 소개한 자리는 있었지만 ‘영화제’는 이번이 처음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4.3 영화, 영상 작품들은 그 자치에 비해 기록화(아카이브) 작업이 부족한 상태다. 동시에 콘텐츠는 충분히 많기에 기반만 잘 갖춰진다면 꾸준히 소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4.3영화제가 단순 상영회 이상으로 발전하고 계속 이어가도록 많은 도민들의 관심을 당부한다. 특히 4.3 영화, 영상을 미처 접하지 못했던 미래 세대들에게 더욱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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