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눈·눈·눈](3) 디지털 기기로 인한 눈의 피로 어떻게? /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 

현대인들은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일상적으로 디지털 기기를 장시간 다루고 있다. / 사진=pixabay
현대인들은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일상적으로 디지털 기기를 장시간 다루고 있다. / 사진=pixabay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들의 사용은 어느새 필수 불가결이 되었다. 일로서의 컴퓨터 작업은 물론, 텔레비전과 스마트폰으로 하는 여가 활동까지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이 크게 증가하게 되었고, 이들을 사용한다는 것은 곧, “본다.” 를 의미하기 때문에 디지털 기기로 인한 우리 눈의 변화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흔히 부모님이 아이들을 훈육할 때 ‘텔레비전을 많이 보면 눈이 나빠진다.’라고 하곤 한다. 최근에는 그 대상이 텔레비전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서 눈이 나빠진다는 의미가 ‘시력’을 망가트리는 것이라면 다행히도 그 속설은 잘못되었다. 왜냐하면,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행위는 긴 시간 동안 책을 읽거나, 바느질 같은 근거리 작업을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린이 여러분들이 부모님의 말씀을 안 들어도 되는 건 아니다. 실제로 이미 많은 연구에서 오랜 시간 화면을 응시하면 안구 불편감, 충혈, 안구건조증 등의 안과 문제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고, 성장기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근거리 작업이 근시 진행과 연관 관계가 있으므로 스마트폰을 오래 보는 것은 좋지 않다.

디지털 기기로 인한 눈의 문제를 스마트폰 이전 시대에는 ‘영상단말기 증후군’, 또는 ‘컴퓨터 시각 증후군’이라고 했었다. 무언가를 집중해서 보는 것, 특히 높은 인지적 수준이 요구되는 작업을 오래 할 경우, 시간당 눈 깜박임의 횟수가 감소하며, 눈이 다 감기지 않는 불완전한 눈 깜박임의 빈도가 증가하게 되어 안구건조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필자도 2017년에 ‘초고선명 텔레비전 시청과 눈 깜박임 양상의 관계’에 대해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초고선명 텔레비전을 시청할 때 눈물막 파괴시간을 감소시키고, 각막미란 정도를 증가시키며, 건성안을 유발할 수 있는 눈깜박임 양상으로 바뀔 위험이 있으므로 시청 시 주의가 필요하겠다는 연구결과였다.

안구건조증은 안구 불편감, 시야 장애, 눈물막의 불안전성을 야기하는 눈물 및 안구 표면의 질환으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눈물막이 불안정하게 되는 것이 주요 병인으로 설명된다. 건성안의 발생 기전에서 환경적 영향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습도가 낮은 환경 또는 공기 흐름이 빠른 환경 등에서는 증발로 인한 눈물 소실이 증가하여 건성안을 유발하게 된다. 같은 이유로 디지털 기기로 인한 눈깜박임의 감소 또한 건성안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 인자이다.

이렇듯 눈의 피로가 증가하지만, 우리는 컴퓨터,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들의 사용을 줄일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 그러므로 여기에 디지털 기기로 인한 눈의 피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팁을 소개하고자 한다.

강병수 원장. ⓒ제주의소리
강병수 원장. ⓒ제주의소리

먼저, 의식적으로 깜빡인다. 상술한 것처럼 디지털 기기가 건성안을 유발하는 기전은 대부분 눈깜박임 양상이 달라지는 것에 기인한다. 눈을 깜박이는 행위는 눈 표면에 수분을 공급하여 표면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는 자주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으로도 보완할 수 있다. 또한 환경을 개선한다. 환경 자체가 건조한 경우 가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화면의 밝기를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게 주변 환경과 비슷하게 맞추고 화면을 보는 각도를 조금 아래쪽으로 향하게 하는 게 좋다. 그리고 작업 거리에 맞춘 도수의 작업용 안경을 쓰는 것도 특히 노안이 생긴 분들의 눈의 피로감을 덜 하게 할 수 있다. 이러한 개선에도 불구하고 눈이 지속적으로 불편하다면 안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겠다. /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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