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티나게 팔리는 ‘경주 십원빵(10원빵)’이 경북 경주를 찾은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 간식으로 자리 잡으며 전국 프랜차이즈 매장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그 원조가 경주가 아닌 제주도 ‘황금 십원빵(10원빵)’인 것으로 확인돼 ‘상표권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도 이 빵을 먹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될 만큼 경주의 명물로 자리잡은 십원빵이 화폐 도안 도용 논란에 이어 ‘상표권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 

최근 한국은행은 화폐 도안 무단도용 논란과 관련해 십원빵 제조·판매 업체들에 대한 법적 대응 필요성이 제기되자, 업체들과 적법한 범위 내에서 디자인을 변경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십원빵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치르면서 많은 사람이 경주십원빵을 원조로 알고 있지만, 정작 십원빵의 기원은 2019년 12월 제주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당시 청정제주산 치즈와 유제품 등의 소비 부진을 극복해보고자, 제주의 A업체가 빵 속에 제주산 치즈 등 건강한 식재료를 넣어 개발한 빵이다. 

최초에는 2016년 한치오징어를 모양으로 한 ‘한치빵’을 만들어 제주도내 10여 곳에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했다. 이후 영업망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2019년 말 10원 짜리 동전 모양의 ‘황금 십원빵(10원빵)’을 개발하고 전국에 프랜차이즈점 모집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A업체 대표는 22일 [제주의소리]에 “2016년 제주지역 우유소비촉진 일환으로 한치빵을 개발한 후 전국으로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2019년 12월에 국보 다보탑이 새겨진 10원짜리 동전 모양을 한 '황금십원빵'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업체 대표는 이어 “현재 논란이 된 경주십원빵은 처음부터 경주십원빵이 아니었고, 2019년 12월 저희와 황금십원빵의 경주시 지역내 총판 가맹계약을 맺은 B업체”라며 “이후 재료공급 계약된 제주산 치즈 등이 아닌 수입산 치즈 등을 몰래 사용하면서도 버젓이 제주산 치즈를 사용한다고  허위 원산지 표시를 했다가 적발돼 총판 계약이 해지된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계약 해지되자 상호를 ‘경주 십원빵’으로 바꿔 영업을 계속하자, 결국 A업체가 법원에 상호사용 금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법원으로부터 '십원빵'이라는 상호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판결도 내려진 상태다. 

그럼에도 해당 업체가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대표자 명의를 변경하는 등의 방법으로 버젓이 ‘경주 십원빵’ 영업을 이어갔다는 것이 A업체의 주장이다.

A업체 대표는 “창작자의 노력과 권리를 빼앗는 것은 명백한 범죄”라며 “상호와 상품을 베껴간 경주십원빵 대표 K씨는 최근 이 십원빵으로 지역관광상품대상을 수상하는 코미디가 벌어지고 있다”고 격분했다. 

이어 “원조 십원빵은 황금십원빵이다. 십원빵을 사랑해주신 소비자에게 알권리를 제공하는것도 황금십원빵 본사의 책임이라 생각한다”며 “황금십원빵은 수입산 치즈의 3배 가격인 제주산 모짜렐라치즈만 사용하고 있다. 저가의 수입산 치즈를 사용하는 타업체와는 비교할수 없다”고 강조했다. 

A업체는 경주 B업체가 대표자 명의를 바꿔 제3자를 이용해 '십원빵' 상호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달라는 본안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대해 B업체는 법원 소송 당시 전화 금융사기를 당해 휴대전화에 있던 자료가 사라지는 바람에  증거 불충분으로 소송에 졌고, 추가 소송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주 A업체는 한국은행 화폐 도용과 관련해선 이미 한국은행과 원활히 협의를 마쳐 다보탑이 아닌 첨성대 등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꾼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