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73) terminate 

terminate [tə́ːrmǝnèit] v. 경계를 짓다
대학도 경계를 엇이헌다
(대학도 경계를 없앤다)

“4차 혁명의 파고를 넘어서는(go over the crest of a wave) 대학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경고(warning)인 셈이다. 사진은 제주대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4차 혁명의 파고를 넘어서는(go over the crest of a wave) 대학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경고(warning)인 셈이다. 사진은 제주대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terminate의 라틴어 어근(root) term “경계(=boundary)”는 고대 로마신화(Roman mythology)에 나오는 경계신(境界神) Terminus에서 유래한다. 여기서 나온 낱말로는 시간적 경계를 뜻하는 term “임기(任期)/학기(學期)”, 맨끝을 뜻하는 terminal “말단(末端)”, 한정된 뜻의 단어를 뜻하는 terminology “(전문) 용어” 등이 있다.

대학에서 전통적인 경계(traditional boundary)로 여겨져 왔던 학과 또는 학부 체제가 없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르면 내년부터 학과·학부를 두지 않고 운영되는 대학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철학(philosophy)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융합(fusion)하는 학과 신설, 자유전공(free major) 운영 등 새로운 형태의 대학 운영이 가능하고, 대학의 학과·학부 신설(establishment)과 폐지(abolition)도 현재보다 더 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계획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시행령(enforcement ordinance) 개정으로 학과·학부를 바탕으로 한 대학 내 조직 원칙(organizational principle)이 폐지된다. 학과·학부 중심의 통계관리 시스템도 바뀔 예정이며 학과 중심의 학술학위 기준도 폐지된다. 대학생의 전과(changing one’s major) 기준도 완화해 전공선택권을 확대하기로 했다. 그동안 1학년 학생은 전과가 원천 배제되었지만 이제 1학년 학생에게도 전과 및 신설 학과로의 전과를 허용해 진로변경(change of course)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길을 터주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In addition), 일반대학의 온라인 학위과정(online degree course) 개설도 '모든 분야'에서 허용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대학에 온라인 강의 노하우가 축적(accumulation)됐지만, 여전히 학위과정은 교육부 승인이 필요했다. 이제 모든 분야에서 온라인 학위과정이 허용되고, 교육부의 사전승인(prior approval)도 폐지되면서 자유롭게 해당 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일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가 발표했던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ernate designation) 대학들의 특징도 결국 대학 내외 경계 허물기로 요약된다. 예비 지정 대학들은 글로컬대 선정을 위해 학문·학과 간 경계를 무너뜨리고 대학과 대학 간 경계를 없애는가 하면 대학과 지방자치단체(local government)·지역 산업계와의 경계를 허물고 손을 맞잡겠다는 청사진(blueprint)을 제시한 바 있다.

세계화(globalization)가 국가 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기 시작했다면, 4차 혁명(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은 이제 모든 분야에서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대학 안팎의 벽을 허물고, 대학이 자율(autonomy)과 창의(creativity)를 바탕으로 담대하게 혁신(innovation)할 수 있도록 걸림돌(obstacle)이 되는 규제(regulations)는 과감하게 제거하겠다”는 교육부 장관의 말도 결국은 “4차 혁명의 파고를 넘어서는(go over the crest of a wave) 대학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경고(warning)인 셈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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