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눈·눈·눈](4)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 
 

‘마이너스 시력’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마이너스로 표기되는 것은 ‘근시’인 눈을 정시로 교정하기 위한 오목렌즈의 도수를 의미하며, 시력과는 다른 개념이다.  ⓒ제주의소리
‘마이너스 시력’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마이너스로 표기되는 것은 ‘근시’인 눈을 정시로 교정하기 위한 오목렌즈의 도수를 의미하며, 시력과는 다른 개념이다. ⓒ제주의소리

진료를 하다 보면 환자들이 시력을 얘기할 때 ‘마이너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마이너스 시력’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마이너스로 표기되는 것은 ‘근시’인 눈을 정시로 교정하기 위한 오목렌즈의 도수를 의미하며, 시력과는 다른 개념이다. 근시는 각막 또는 수정체의 곡률이 증가하여 굴절력이 강해지거나, 눈의 길이가 길어져서 망막보다 앞에 초점이 맺히는 굴절 장애를 뜻한다. 

근시는 주로 소아 때부터 성장기에 진행되기 때문에 어린이 시력 장애의 주요 원인이며, 망막박리, 녹내장, 황반변성 등 이름만 들어도 무서운 합병증에 취약해지므로 근시 진행을 최대한 막는 것이 중요하다. 더욱이 이미 근시가 진행된 눈은 아무리 라식·라섹 등의 시력 교정술로 근시를 없앤다고 할지라도, 각막의 굴절력만 변화시킬 뿐이지 변형된 시신경과 망막을 되돌이킬 수는 없으므로 고도 근시가 되기 이전에 잘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근시는 코로나19 이전부터도 이미 동아시아를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주요한 공중보건 문제로 부상하고 있었고,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이 근시가 될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근시 유병률의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지난 3년 간의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방식에 뚜렷한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감염을 피하거나 이미 감염되어 격리됨으로써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화상회의, 재택근무 또는 재택학습 등으로 인해 전자기기의 사용 시간 증가했다. 

사진 왼쪽은 고도 근시 망막, 사진 오른쪽은 정상 망막 / 사진 = 강병수 원장 제공 ⓒ제주의소리
사진 왼쪽은 고도 근시 망막, 사진 오른쪽은 정상 망막 / 사진 = 강병수 원장 제공 ⓒ제주의소리

특히 이에 대한 영향은 미취학 아동을 포함한 소아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고, 이는 실제로 근시 발생을 증가시켰다. 물론 이러한 환경적인 영향만이 근시를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부모의 근시 또한 알려진 위험 요소이다. 하지만 코로나19 기간 근시가 더 적은 부모를 가진 어린이들에서 더욱 근시 진행이 많이 되었다는 연구결과가 있고, 이미 바꿀 수 없는 유전적 영향보다는 개선할 수 있는 환경적 영향을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맞다.

기존의 많은 연구에서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의 감소와 가까운 거리에서 작업하는 시간의 증가는 근시를 유발하고 진행시키는데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혀진 바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점은 이제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어린이들의 생활방식이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수업과 회의도 이미 활발해졌고, 어린이들의 여가활동도 밖에 나가서 놀기보다는 실내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것으로 대체되면서 전반적으로 근거리 작업시간이 증가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된 지금도 우리는 근시에 대해 더욱더 관심을 가져야 하며,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소아 근시 진행을 억제해야 한다. 다음 칼럼에서는 어린이들의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여러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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