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음주문화] ② 3년간 19명 사망
여름 렌터카 교통사고↑ 음주운전 금물

제주는 유독 음주에 관대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각종 건강조사에서도 제주의 음주와 흡연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잦은 음주로 인한 건강 악화는 삶의 질 하락과 함께 의료비용 상승을 부추긴다. 주취폭력과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해마다 늘고 있다. 잘못된 음주문화는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제주의소리]는 제주의 음주문화 실태를 들여다보고 관용적인 인식의 변화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편집자 주] 


2022년 7월 20일 오전 3시 38분쯤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해안도로를 달리던 쏘나타 렌터카가 바위 들이 받아 관광객 3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다.
2022년 7월 20일 오전 3시 38분쯤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해안도로를 달리던 쏘나타 렌터카가 바위 들이 받아 관광객 3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다.

2022년 7월 20일 오전 3시 33분. 행적도 없는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에 느닷없이 차량 굉음이 울려 펴졌다. 차량 내부에서는 비명이 난무했다.

당시 5인승 쏘나타 차량에는 20대 남녀 7명이 타고 있었다. 탑승자들은 제주 여행에 나선 20~30대 관광객들이었다. 반파된 차량은 업체에서 빌린 렌터카였다.

제한속도 50km/h인 굽은 도로에서 105km/h 내달린 차량은 갓길 바위를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으로 차량이 뒤집히고 엔진룸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타고 있던 남녀 3명이 숨지고 4명이 중상을 입었다. 당시 운전대를 잡은 20대 남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기준(0.08%)을 훌쩍 뛰어넘었다.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는 자신이 일하던 게스트하우스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술을 마신 후 이동하던 중이었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운전자는 징역 7년의 옥살이를 시작했다.

올해 6월 30일 0시18분에는 서귀포시 회수동 중문교차로에서 SM6 승용차가 연석을 들이받아 차량이 반파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2023년 6월30일 0시18분쯤 서귀포시 회수동 중문입구교차로에서 30대 음주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도로 연석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3년 6월30일 0시18분쯤 서귀포시 회수동 중문입구교차로에서 30대 음주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도로 연석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와 동승자 등 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에게서 면허취소 수준을 뛰어넘는 혈중알코올농도가 검출됐다.

반복되는 단속과 처벌 규정 강화에도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이후 현재까지 적발된 음주운전 건수는 5000건에 이른다.

2020년 사회적거리두기 도입으로 단속 건수가 1246건으로 줄었지만 2021년에는 1769건으로 급등했다. 올해도 4월까지 534건이 적발되는 단속 실적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320건의 음주 교통사고가 발생해 7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는 498명이다. 최근 3년간 음주교통사고로 제주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만 19명이다. 부상자는 1562명에 이른다.

여름철에는 특히 렌터카 사고가 잦다. 더욱이 렌터카 사고는 일반 차량과 비교해 치사율이 높다. 연령별로 보면 차량 운행 경험이 부족한 20대의 빈도가 도드라진다.

지난해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여름철 렌터카 교통사고 100건당 치사율은 2.23명이다. 이는 렌터카 평균 치사율 1.85명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렌터카의 음주사고 평균 발생률도 일반 승용차 7.8%보다 높은 9.6%였다. 20대의 경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여름철 사고 발생 비중이 32.2%로 유독 높았다.

렌터카의 특성상 차량 조작법에 익숙하지 않고 제주의 경우 낯선 도로환경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행으로 들뜬 마음에 음주후 운전대를 잡으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음주교통사고는 인명 피해 외에도 막대한 손실을 가져온다. 사고 인한 벌금과 합의금, 소송비용, 보험료 상승 등을 책임져야 한다. 심리적 고통과 사회적 평가도 감당해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은 최근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 일대에서 음주단속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3명의 운전자가 줄줄이 단속에 적발됐다.

검찰과 경찰은 반복되는 음주운전 사고를 줄이기 위해 상습적인 음주운전의 경우 차량을 압수하거나 소유권 자체를 빼앗는 몰수 조치까지 도입하기로 했다.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처벌과 단속은 해마다 강화되고 있다.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날로 커지고 있다. 선진 음주문화 정착을 위해 더 늦기 전에 음주운전과 결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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