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이상한 광경 "중앙분리대가 누워있어요"

11일 오후 제주시 외도동 한 도로에 설치돼 있는 간이중앙분리대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꺾여있는 모습. 영상 제공=독자
11일 오후 제주시 외도동 한 도로에 설치돼 있는 간이중앙분리대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꺾여있는 모습. 영상 제공=독자

제주도민 A씨는 11일 오후 외도동의 한 도로를 달리다 희한한 광경을 목격했다. 태풍급 바람이 분 것도, 교통사고가 난 것도 아닌데 수십m의 간이중앙분리대가 무더기로 꺾여있었다.

1차선을 달리던 A씨는 갑작스레 마주친 간이중앙분리대를 보고 황급히 2차선으로 변경했다.

그런데 A씨는 얼마 전에도 같은 모습을 봤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제주시 도평동의 한 도로에서도 약 160m 구간의 간이 중앙분리대가 90도로 꺾여 도로에 나란히 누워있었던 것.

A씨는 “간이중앙분리대가 도로를 덮치면서 자동차 통행에 위협받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국민 예산이 허투루 쓰이는 것 같아 화가 났다”고 말했다.

A씨가 목격한 두 간이중앙분리대는 모두 설치된 지 5년 이상 된 연결형 제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제주도는 무단횡단 등 보행자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014년 7월부터 간이중앙분리대를 설치하기 시작했는데, 당시만 해도 2m의 개별 분리대가 하나로 연결된 제품이었다.

때문에 분리대 한 곳만 외부 충격을 받아도 전체가 쓰러지거나 파손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연결형 간이중앙분리대(사진 왼쪽)의 대안으로 꼽힌 단독형 간이중앙분리대(사진 오른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연결형 간이중앙분리대(사진 왼쪽)의 대안으로 설치된 단독형 간이중앙분리대(사진 오른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이에 제주시는 대안으로 단독형 제품을 설치하고 있으나, 단독형 역시 내구성 문제로 파손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예산 등의 문제로 기존 연결형을 모두 교체하진 못한 상황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연결형 간이중앙분리대를 중심으로 잦은 파손이 발생하고 있다”며 “무단횡단에 대한 도민의식이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어린이·노인보호구역과 아파트단지 등 주거밀집 구역에만 간이중앙분리대를 설치하고 나머지 도로에서는 파손될 경우 철거만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시는 지난해 8억1000만원을 들여 관할 구간 27.5㎞ 중 30.1%에 해당하는 구간을 8.3㎞를 전면 보수했다.

서귀포시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1억9000여 만원을 들여 전체 구간 5.1㎞ 중 2㎞를 보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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