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음악협회, 21일 아트센터 홍윤애 공연...“제주어 녹여낸 음악, 강인한 제주여인 반영”

제주 음악인들이 힘을 모아 제주 실존 인물 ‘홍윤애’를 정식 오페라 무대에서 조명한다. 보다 친숙한 오페라를 추구하는, 제주음악협회 ‘창작오페라 홍윤애’다.

제주음악협회는 제주아트센터와 함께 7월 21일(금) 오후 7시 30분 제주아트센터에서 창작오페라 ‘홍윤애’를 공연한다. 작사-작곡 홍요섭, 연출 이범로, 총감독은 오능희 제주음악협회장이 맡았다.

앞서 제주음악협회는 지난해 야외 약식 공연으로 오페라 홍윤애를 선보인 바 있다. 올해는 제주아트센터 공연장에서 출연진, 연주자, 소품 등을 모두 갖춘 정식 공연으로 관객 앞에 선다.

작품 내용은 조선 후기 제주여인 홍윤애와 유배인 조정철, 그리고 제주목사 김시구가 얽힌 이야기를 따라간다. 

정조 시해 미수사건으로 선배 조정철은 제주로 유배를 떠난다. 이곳에서 도움을 주던 제주 처녀 홍윤애와 사랑을 키우며 부부의 연을 맺는다. 3년이란 시간이 흘러 신임 제주목사로 김시구가 부임한다. 김시구는 정파적으로 남인, 조정철은 노론이다. 이런 배경 때문에 김시구는 조정철을 원수처럼 생각하고, 누명을 씌우고자 홍윤애를 가혹하게 고문하기 시작하는데….

홍윤애 소재는 지난 2002년 제주시가 오페라로 제작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제주연극협회도 연극으로 만들었다. 제주음악협회는 이번 공연을 오페라를 어렵게 생각하는 도민들의 눈높이에 맞추면서, 강인한 제주여성상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특히 지난해 쇼케이스 보다는 한결 순화된 제주어 대사, 여느 고전 오페라들과 비교할 때 부담을 낮춘 구성 등으로 진입 문턱을 낮췄다. 더불어 합창단은 어린이부터 60대까지 고른 연령대로 꾸렸고, 출연진은 제주에서 활동하거나 제주 출신인 음악인들 중심으로 투입했다. 동시에 제작진은 제주 밖 인재까지 폭넓게 기용하면서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삽입곡은 약 20개다.

오능희 회장은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작품이 등장한 계기는 돌아가신 고훈식 선생님으로부터 비롯한다. 본인이 정리한 홍윤애 이야기를 무대에 올렸으면 좋겠다고 생전 제게 당부를 하셨다. 그렇게 지난해 쇼케이스로 제주목 관아에서 공연했고, 올해는 아트센터에서 정식으로 공연을 한다”고 설명했다.

오능희 회장은 “오페라 하면 이해하기 어려워 관람을 꺼려하는 분들에게 ‘홍윤애’는 기존 생각을 조금은 바꿀 수 있는 작품이다. 충실한 고증보다는 오늘 날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가도록 눈높이를 맞추는데 방점을 찍었다”면서 “오페라를 보며 관객들이 웃기도 하고, 감동도 받고, 눈물도 흘리는 그런 공감하는 무대로 만들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주 안에서 꾸준히 공연을 이어갈 뿐만 아니라, 오페라하우스를 보유한 대구에서도 공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본과 작곡을 동시에 소화한 홍요섭은 “한 여인의 순애보만으로 끝내기 보다는 강인한 제주 여인상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힘을 실었다. 또한 다양한 악기 조합을 통해 해녀 숨비소리 등을 작품 전체에 담았다. 오돌또기, 서우젯소리, 상여소리 등 제주 민요들의 선율도 변주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홍윤애를 연기한 소프라노 정혜민은 “이번 작품은 성악가로서 도전으로 다가오는 요소들이 많다. 비교적 격렬한 동작도 있고, 숨비소리를 어떻게 아름답게 표현할지도 큰 숙제다. 많은 도민들이 작품을 보고 홍윤애란 어떤 인물로 바라볼 수 있는지 함께 공감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왼쪽부터 정혜민, 오능희, 홍요섭. / ⓒ제주의소리
왼쪽부터 정혜민, 오능희, 홍요섭. / ⓒ제주의소리

조정철은 테너 정제윤, 김시구는 바리톤 김성국이 연기한다. 윤애언니는 소프라노 신숙경, 윤애오빠는 바리톤 김보람, 훈장은 바리톤 강동일, 심방은 테너 양신국, 안핵어사는 테너 이승효가 맡는다. 마을 어린아이는 이소율이 연기한다. 

연주는 제주체임버오케스트라가 담당하고 지휘는 임대홍이다. 합창은 클럽자자어린이합창단, 제주음악협회합창단으로 구성했는데 무대 안쪽 막 뒤에서 연주를 들려줄 예정이다. 협력 연출은 김어진이 투입됐다.

관람료는 1층 2만원, 2층 1만원이다. 1층 좌석은 일찌감치 매진된 상태다. 8세 이상부터 관람할 수 있다. 예매는 제주아트센터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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