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가 잊혀져 가는 4.3 유적지를 기억하고 도민들의 무고한 희생을 막으려 했던 의인(義人)들을 기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는 전국 4.3희생지역 순례 자료집 ‘안동형무소 터 순례 및 문상길 중위를 찾아서’를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도민연대는 지난해 11월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안동형무소 터와 문상길 중위의 족적을 찾기 위해 경북 안동과 경기도 일대를 순례했다.
안동형무소는 4.3 당시 전주형무소에 수감된 제주여성 132명 중 일부가 이감된 곳으로, 故송순희, 故강정순, 故강선녀와 생존자 임창의, 오계춘, 한신화 등 여섯 명이 수감된 곳이기도 하다.
경북 안동 출신의 문상길 중위는 4.3당시 중대장으로 부임, 연대장인 김익렬 중령의 명령에 따라 4.28평화회담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미군정 딘 장군은 김익렬 연대장을 해임하고 박진경 연대장을 제주 주둔 사령관으로 임명했다. 그렇게 임명된 박 연대장은 약 40일 동안 무차별적으로 제주도민 6000명을 체포했고, 이러한 공과로 중령에서 대령으로 특진했다.
문 중위는 손선호 하사 등 8명의 군인과 함께 박진경 연대장을 저격했고, 군법회의에서 대한민국군 제1호 사형수가 됐다. 결국 그는 박진경 연대장 살해 사실로 손선호 하사와 함께 경기도 수색 지경에서 총살됐다.
도민연대는 “4.3특별법이 제정된 지 23년이 흘렀지만 지금까지도 안동형무소에 대한 진상조사는 전무했고, 정부의 4.3진상조사보고서에도 ‘안동’이라는 지명조차 없는 실정”이라며 “유족조차도 찾지 않는 옛 안동형무소 터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4.3유적지이기에 지난 2009년에 이어 다시 순례했다”고 밝혔다.
또 “자료집을 통해 무고한 제주도민의 희생을 막으려 했던 문상길 중위와 아홉명의 군인들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